[헬스&뷰티]저릿저릿 걷기 힘든 다리통증, 신경성형술로 해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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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정형외과

이모 씨(68)는 얼마 전부터 다리 통증을 앓았다. 누워 있거나 쉬면 통증이 없었지만, 일어나거나 걸으면 엉덩이와 양쪽다리가 쥐어짜는 듯이 저렸다. 100m 정도 걸으면 다리를 몇 번 두들겨야 했고,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시간은 짧아졌다. 다리 근육도 약해졌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결국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척추관협착증 같다”며 “다리까지 심하게 저리니 수술이 필요할 것 같으니 큰 척추병원을 가보라”고 제안했다. 자기공명영상(MRI)촬영으로 정밀 진단을 받아보니 ‘척추관협착증에 의한 심한 다리 저림’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씨는 당뇨병으로 인해 10년 이상 약물치료와 인슐린 주사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병원에서 수술없이 신경성형술 시술을 15분간 받은 뒤 당일 퇴원했고, 일상생활을 잘하게 됐다.

척추관협착증은 전형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신경다발을 보호하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허리의 통증을 유발한다. 척추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지면 다리 등에 있는 신경으로 가는 혈액이 잘 순환되지 않고, 피가 통하지 않아 신경에 손상을 일으킨다.

이 질환은 60대 이상에서 자주 발생하며, 주로 다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나타난다. 오랫동안 가만히 서 있거나 보통 속도로 걸을 때 증상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이때 약간 아픈 느낌과 함께 다리에 힘도 떨어진다. 이런 증상은 날이 갈수록 잦아지고 심해져서 50∼100m만 걸어도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처럼 다리가 저리며 근육이 약해지는 현상도 온다.

증세가 심해지면 엉덩이 허벅지, 발바닥까지 통증이 오고 혈액순환이 감소해 신경에 손상이 오고, 결국 감각을 느끼게 하는 부위도 손상된다. 발이 시리거나 뜨겁고, 따가운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운동 신경이 손상되면 다리가 가늘어지거나 대소변에 지장이 올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 디스크와 증세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통증이 심해지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사라진다. 결국 점점 허리를 굽히게 되고, 결국 ‘꼬부랑할머니’가 되는 경우도 많다. 초기에는 물리치료, 보조기, 운동요법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고 치료할 수 있지만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많은 환자들이 나이로 인해 수술에 부담을 느끼고, 치료 시기를 놓친다. 최근에는 이런 고령 환자를 위해 수술 없이 자연 친화적으로 하는 신경성형술을 많이 시행한다.

신경성형술은 1mm 정도의 관을 척추의 병변 부위에 넣어 눌린 신경을 풀어주거나 약물을 주입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영상을 직접 보면서 시술하고,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 흉터도 남지 않고, 5∼10분이면 시술할 수 있어 고령 환자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순 없다. 다리쪽으로 내려오는 신경이 눌려 다리에 증상이 나타나면 수술이 필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을 다리병으로 오해하는 분도 많다. 이 병은 허리 쪽에 눌린 신경 부위에 따라 다양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바닥까지 증상이 심해질 정도면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치료 효과도 떨어질 수 있으므로 증세가 심해지기 전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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