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틀 간 47안타’ 두산 마운드 초토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2일 06시 40분


진격의 거인. 5월 31일 23점을 올린 롯데는 하루가 지난 1일 다시 18안타 14점으로 폭발했다. 롯데선수들이 1일 잠실 두산전 5회초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황재균이 득점하자 덕아웃에서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진격의 거인. 5월 31일 23점을 올린 롯데는 하루가 지난 1일 다시 18안타 14점으로 폭발했다. 롯데선수들이 1일 잠실 두산전 5회초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황재균이 득점하자 덕아웃에서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전날 29안타 신기록 이어 18안타 맹타선
두산 송일수감독 “다나카 와도 못막을듯”

롯데는 5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23-1이라는 점수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롯데가 몰아친 29안타는 프로야구 33년간 1경기 단일팀 최다안타(종전기록은 27안타)였고, 선발전원타점은 시즌 1호이자 통산 10호 기록이었다. 더불어 역대 7번째로 선발전원안타와 전원타점을 동시에 달성했다. 3시11분간 롯데 타자들은 쉼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고, 계속해서 기록을 써내려갔다.

1일 잠실구장은 폭풍우가 한 차례 지나간 듯 고요했다. 그러나 전날 경기의 진한 여운은 아직까지 남아있었다. 두산 김현수는 “29안타를 칠 줄 몰랐다. 타격감이 조금 좋지 않은 팀이 일주일간 치는 안타와 맞먹는 숫자 아닌가”라며 혀를 내둘렀고, 민병헌도 “3시간 중 2시간30분은 수비만 한 것 같다”며 웃었다. 전날 선발투수였던 크리스 볼스테드는 외야에서 훈련을 하다 미안한 마음에 송 감독을 향해 사과를 건넸다. 전날 패배가 가장 뼈아픈 이는 사령탑이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라이브배팅을 해도 그렇게는 못 칠 것 같다. 그 상황에서는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가 와도 맞게 돼있다”는 농담으로 아픔을 승화했다. 그래도 경기 흐름상 어떤 투수라도 롯데 타자들의 불방망이를 막을 수 없었다는 얘기로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게다가 어차피 1승1패. 송 감독은 “어제 일을 다 잊고 새롭게 출발하자”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롯데 김시진 감독도 전날 타자들의 활약에 뿌듯해하면서도 “오늘 20안타를 쳐도 내일 3안타를 치는 게 야구”라며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때부터 우리 팀 타자들이 볼스테드에 강했다. 이전 잠실경기(4월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전광판 미스가 나왔을 때도 볼스테드가 선발이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그래도 어제 경기는 어제 경기일 뿐이다. 이전 KIA전(4월 11일 광주·20-8)에서 20점을 올렸다가 다음날 양현종이 선발로 나와서 3안타만 치고 무실점으로 진 적 있다”고 회상했다. 물론 상승세라는 게 있지만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게 야구이기 때문에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김 감독의 바람처럼 롯데 타자들은 1일에도 변함없이 힘을 내며 18안타·7볼넷·14득점으로 두산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덕분에 두산과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를 장식하고 부산으로 향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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