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문영남 작가와의 인연…내 인생의 귀인 만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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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28일 07시 00분


김희정은 문영남 작가와 5편의 드라마를 함께 했다. ‘소문난 칠공주’를 시작으로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 ‘폼나게 살거야’와 ‘왕가네 식구들’까지 모두 히트작이다. 김희정은 문작가를 “내 인생의 첫 귀인”이라 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김희정은 문영남 작가와 5편의 드라마를 함께 했다. ‘소문난 칠공주’를 시작으로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 ‘폼나게 살거야’와 ‘왕가네 식구들’까지 모두 히트작이다. 김희정은 문작가를 “내 인생의 첫 귀인”이라 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왕가네 식구들’ 김희정, 이제 중년의 봄을 노래하다

‘소문난 칠공주’ 등 연속 다섯 작품서 호흡
문 작가님을 통해 항상 새로운 옷 입는다
연기 23년…김해숙선배처럼 연기하고 싶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의 인생에 변화를 가져다 줄 여러 번의 기회를 만난다. 어떤 사람은 그 기회가 자신에게 찾아온 지도 모른 채 떠나보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 기회로 말미암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기도 한다.

1991년 SBS 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배우 김희정(44)도 연기 인생 23년 동안 몇 번의 기회와 귀인들을 만나면서 여기까지 왔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역시 김희정에게는 새로운 기회였고, 그 속에서 잊지 못할 인연들을 만났다.

김희정은 작품에서 첫사랑 고민중(조성하)을 향한 사랑 하나로 온갖 아픔을 이겨내며 끝내 그 사랑을 지켜낸 오순정을 연기했다. 지고지순한 오순정의 사랑은 ‘왕가네 식구들’의 마지막 회를 장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멜로는 잘 나가는 스타급 배우들만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나이에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작품이 후반으로 갈수록 시청률이 높아지고 고민중과 오순정, 왕수박(오현경)의 관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침표를 잘 찍어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잘 마무리 된 것 같아 다행이다.”

그동안 전작들에서 철이 없거나 혹은 억척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던 김희정은 이번 작품에서 확실히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수지가 20대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면, 김희정은 중년의 첫사랑으로 대표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희정은 큰 관심의 공을 자신의 인생에 첫 ‘귀인’이라 꼽는 문영남 작가에게 돌렸다. 그는 ‘문영남 사단’에 속하는 대표배우로, ‘소문난 칠공주’를 시작으로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 ‘폼나게 살거야’와 ‘왕가네 식구들’까지 연속 다섯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문 작가님은 이번에도 내게 새로운 옷을 던져줬고, 마지막까지 뛰어놀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셨다. 좋은 연기란, 배우가 얼마나 다양한 카드를 가지고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여러 장의 카드 중 어떤 카드를 뺄 수 있게 연출과 작가가 이끌어주는가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문 작가님은 배우가 가진 카드를 정확히, 유용하게 쓸 줄 아는 분이다.”

종영 후 출연진과의 단체여행 이후, 유독 그늘이 많았던 오순정 캐릭터에서 벗어났다는 김희정은 실제로 소녀같이 유쾌하고 감정표현에 솔직한 배우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호기심어린 시선도 크게 개의치 않고, 평소에는 배우라는 무거운 가면을 벗어놓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다. 이유 역시 명쾌하다.

“사람을 표현하고 사는 직업인데 사람을 의식하면서 어떻게 연기를 하나. 늘 여러 감정과 소통해야 하는 일이니까 더 스스럼없이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야하고, 감정 표현도 다양하게 하면서 살려고 한다. 사람을 그리는 배우니까.”

20년 넘게 연기로 밥을 먹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연기에는 만족하기가 힘들다. 40대인 그는 60대에 접어든 김해숙 선배의 연기를 보면서 “나도 선배처럼 그 나이가 되면 연기를 좀 잘하지 않을까”라며 코를 찡긋거렸다.

연기와 새로운 작품에 대한 계획을 얘기할 때 한참 눈을 반짝이는 김희정에게 물었다. 연기에만 너무 에너지를 쏟아내서 정작 연애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재미있는 대답이 돌아왔다.

“연애도 틈틈이 하지, 안하겠나.(웃음) 그런데 요즘처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연기로 인정받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대학교 다니면서 한창 통통할 때 내 모든 장기(臟器)가 위(胃)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요즘은 그게 다 일이었으면 좋겠다. 하하하.”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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