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 나들이용 접이식 의자 보셨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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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 ‘용교의’ 경매에 첫 출품

26일 서울 종로구 공아트스페이스에서 공개한 조선시대 왕의 의자 용교의. 금장식과 용무늬로 권위와 화려함을 더한 용교의는 야외에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6일 서울 종로구 공아트스페이스에서 공개한 조선시대 왕의 의자 용교의. 금장식과 용무늬로 권위와 화려함을 더한 용교의는 야외에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지금까지 국내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왕의 나들이용 접이식 의자인 ‘용교의(龍交椅)’가 경매에 나왔다.

고미술품 경매사인 ㈜마이아트옥션은 26일 “다음 달 열릴 제12회 경매에 조선 왕이 야외에서 사용하던 용교의가 출품된다”고 밝혔다. 높이 108cm의 이 나무의자는 피나무 소재에 금색이 가미된 붉은색 주칠(朱漆)을 칠하고 금장식을 입힌 왕의 전용 의자. 왕세자는 흑칠(黑漆) 가구를 썼다. 등받이에는 네 발가락 용 한 쌍이 여의주를 감싼 문양판이 있으며, 바닥은 호피로 만들어졌다. 의자 다리는 X자로 교차를 이뤄 접을 수 있다.

조선 왕실 의자가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용교의는 그동안 국내에선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용교의 하나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한 유물도 조선 현종이 1669년 문신 이경석(1595∼1671)에게 하사한 궤(의자)밖에 없다. 김정민 마이아트옥션 경매사는 “출처는 밝힐 수 없으나 조선 왕실 후손 쪽과 관련 있다”며 “최저가 5억 원부터 경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에는 역시 궁궐에서 사용하던 10폭 병풍그림 ‘요지연도(瑤池宴圖·360×149cm)’도 출품됐다. 도교 여신인 서왕모가 사는 곤륜산의 요지에서 열린 연회 모습을 담은 것으로 왕실의 번영과 장수를 기원하는 뜻을 지녔다. 지난해 6억6000만 원에 낙찰된 10폭 병풍그림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는 이 연회 장면의 일부를 그린 것이다. 현재 요지연도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92호로 지정된 8폭 병풍을 비롯해 15점 정도가 전해진다. 경매 가격은 6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 현재 심사정(1707∼1769)이 그린 ‘수하선인도(樹下仙人圖)’와 위창 오세창(1864∼1953)이 보관함에 ‘단원 김홍도 필적’이라고 쓴 ‘추성부도(秋聲賦圖·보물 1393호인 리움 소장 ‘추성부도’와 다른 작품)’도 나왔다. 다음 달 6∼12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되며, 13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경매가 이뤄진다. 02-735-9938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왕 접이식 의자#용교의#경매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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