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등 고흐 명화 50점 무대영상으로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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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2인극 뮤지컬 ‘빈센트…’
편지 바탕으로 고흐의 삶 그려

고흐의 ‘해바라기’.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영상을 활용해 고흐의 그림들을 무대 위에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동아일보DB
고흐의 ‘해바라기’.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영상을 활용해 고흐의 그림들을 무대 위에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동아일보DB
무대는 온통 하얀 벽에 침대도 하얗다. 까만 창틀, 파란 벽 그리고 갈색 침대가 하나씩 빛으로 색칠된다. 이윽고 무대는 ‘아를의 반 고흐의 방’ 그림이 입체적으로 가득 담긴 공간으로 변신한다.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22일 막을 올린 창작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김규종 연출, 최유선 극본)의 무대다.

이 작품은 남성 2인극이지만 주인공이 하나 더 있다. 바로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 ‘감자를 먹는 사람들’ ‘자화상’ ‘해바라기’ ‘까마귀가 있는 밀밭’ 등 50여 점의 그림이 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으로 무대에 구현된다. 이 뮤지컬은 고흐가 동생 테오와 실제 주고받았던 편지 700여 통을 바탕으로 고흐의 삶을 그렸다.

이 작품 속에서 그림은 단순한 무대 장치가 아니라 고흐의 삶과 의식 세계를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고흐가 일본 판화에 푹 빠져 있을 때 그린 ‘탕귀영감’은 배경이 화려한 색깔의 일본 판화로 가득 차 있다. 고흐가 아를에서 다정한 이웃들 덕분에 맛보았던 즐거운 한때는 카페 주인을 그린 ‘마담지누’로 풀어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고흐는 캔버스 하나에 여러 차례 그림을 그렸다. 뮤지컬에서는 고흐의 그림 아래 숨겨진 또 다른 그림을 보여주는 깜짝 기법도 선보인다. 그림 속 밑 밭에서 까마귀가 날아오르고, 나무에 꽃이 피는 등 영상을 이용해 움직임을 표현했다.

고흐의 그림을 담은 영상은 무대 위 캔버스, 옷장, 나무가방, 침대 등 소품의 크기에 딱 맞춰 띄운다. 제작사인 에이치제이컬쳐의 한승원 대표는 “연기를 하며 소품을 놓는 배우와 영상을 쏘는 기술팀이 조금이라도 손발이 맞지 않으면 그림과 배경이 되는 소품의 위치가 어긋날 수 있어 이를 맞추는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고흐의 그림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기에 무대에서 활용하는 것이 가능했다. 저작권자가 사망한 지 7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되기 때문이다. 고흐는 1890년 권총 자살로 37년의 생을 마감했다.

라이언 김보강 김태훈 박유덕 출연. 4월 27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5만 원. 02-588-7708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빈센트 반 고흐#남성 2인극#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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