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누리당은 안철수 무서워 ‘표절 의원’ 받아들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22일 03시 00분


새누리당이 그제 논문 표절 의혹으로 탈당했던 문대성 의원을 복당시키기로 결정했다. 새누리당은 “논문 표절은 체육계 등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으나 문 의원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적용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내에는 “표절로 치면 민주당의 모 의원과 또 다른 모 의원이 훨씬 심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문 의원의 논문 표절 논란은 그가 2012년 4월 총선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을 때 제기됐다. 12월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정치개혁 경쟁에서 뒤질세라 탈당을 종용하다시피 했다.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도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새누리당은 국민이 벌써 이 문제를 까마득히 잊어버렸다고 믿거나, 대선 때의 원칙을 이제 거추장스러운 장식물로 여기는 것인가.

황우여 대표는 “문 의원의 공(功)은 7, 과(過)는 3”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탈당을 밀어붙일 때는 그런 공과를 몰랐단 말인가, 아니면 새누리당의 공직후보 기준이 바뀌었단 말인가. 심재철 최고위원은 김연아 선수의 판정 논란까지 끌어들이며 ‘국제 스포츠계의 영향력 확대’를 복당의 근거로 들었다. 문 의원이 새누리당 밖에 있어 김 선수가 억울하게 당했다고 한다면 세계가 웃을 것이다.

새누리당이 복당을 서두른 진짜 이유는 문 의원이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에 입당할 것을 걱정해서라는 얘기가 나온다. 문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오죽 급했으면 유기준 최고위원이 회의 도중에 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인까지 받았겠는가. 새정치연합 윤여준 의장이 어제 “문 의원 영입 시도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으니 새누리당만 더 꼴사납게 됐다. 155석의 원내 과반수에, 지지율 50%를 넘는 대통령이 있는 집권당에서 2석의 신생 정당이 무서워 1석이라도 더 늘려놓고 보자고 허둥댔다면 여당 간판을 떼는 것이 낫다. 새누리당은 문 의원의 복당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
#새누리당#문대성#안철수#논문#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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