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EPL] “큰 말 두 마리 사이에 낀 작은 말” 첼시 무리뉴 감독의 겸손한 비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2월 12일 07시 00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2014년 말띠 해를 맞아 ‘말(馬)’과 관련된 어록이 인기다. 남다른 감각을 뽐내는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이 단연 선두주자다. 그는 4일(한국시간) 맨체스터시티를 1-0으로 꺾은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승 경쟁을 경마(race)에 비유했다. “첼시가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승 레이스에 3마리의 말이 있다. 큰 말 두 마리(아스널, 맨시티) 그리고 우린 우유가 필요하고 뛰는 법을 배워야 하는 작은 말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시즌에야 경쟁할 수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현지에선 추가된 무리뉴 어록에 다양한 패러디 영상과 사진이 퍼져나가기도 했다.

● 흔들리는 두 마리 큰 말

시즌 초반 잘 나가던 아스널과 맨시티가 위기에 직면했다. 아스널은 9일 리버풀 원정에서 1-5 참패를 당했다. 전반 20분 만에 4골을 허용하며 굴욕을 당했다. 아르센 웽거 감독은 “오늘 경마에는 아스널 팬들만 보였다”고 말해 무리뉴의 비유를 이어받았다. 웽거는 런던으로 돌아가는 기차역에서 크게 넘어지며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맨시티도 같은 날 노리치시티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첼시전 패배 이후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다 득점자 세르히오 아게로의 공백이 느껴졌다. 이번 시즌 엄청난 득점력을 기록하고 있는 맨시티는 2경기 연속 무득점하며 체면을 구겼다. 무려 2년 만이다.

● 작은말을 이끄는 에당 아자르

작은 말(첼시)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스널과 맨시티가 승점3 확보에 실패했을 때 뉴캐슬을 홈으로 불러들여 3-0으로 대승하며 1위에 올랐다. 아자르의 해트트릭이 빛났다. 무리뉴는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승보다 그저 다음 경기를 이기기 위해 준비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자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어린 선수다. 이번 시즌 엄청난 발전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진행자가 “영국에는 우승후보 말보다 아웃사이더 말에 돈을 걸어야 한다는 명언이 있다. 첼시의 우승 가능성이 그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첼시는 10경기 연속 무패(8승2무)를 달렸고, 최근 8경기에서 단 2골만 허용했다.

● 망아지 리버풀

4위 리버풀은 아스널을 5-1로 대파했다. ‘S라인’이 대활약을 펼쳤다. 스크르텔(2골), 스털링(2골), 스터리지(1골), 그리고 수아레스의 활약이 리버풀 팬(KOP: 서포터)에게 즐거움을 줬다. 리버풀은 1987∼88시즌 이후 처음으로 올 시즌 13차례 홈경기에서 11번 이겼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리버풀은 아주 어린 망아지(foal)다”고 말해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무리뉴가 말한 우승의 경주마는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런던(영국)|허유미 통신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