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위 약국체인 CVS “담배 앞으론 안팝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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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훌륭한 모범” 치켜세워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미국의 대형 약국체인 CVS가 5일 상당한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 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2위의 약국체인인 CVS는 “올 10월까지 전국 7600여 개 점포에서 담배 판매를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래리 멀로 CVS 최고경영자는 “담배 판매 중단은 고객의 건강을 위해 옳은 일”이라며 “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담배 판매 중단으로 예상되는 CVS의 매출 감소액은 연 20억 달러(약 2조1500억 원)로 총매출의 1.6%에 해당한다. CVS 발표 뒤 최대 약국 체인인 월그린 등도 담배 판매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건강보험 개혁에 전력을 쏟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4일 1억1500만 달러를 투입해 대대적인 청소년 금연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CVS가 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데 찬사를 보낸다. CVS는 훌륭한 모범을 만들었다”고 치켜세웠다.

소매체인 타깃과 슈퍼마켓체인 웨그먼스가 각각 1996년, 2008년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며 담배 판매를 중단한 적이 있지만 건강 보호를 이유로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CVS가 처음이다. CVS의 결정은 약국체인들이 의료서비스도 제공하는 병원화 추세와 맞물려 건강에 직접적 해를 끼치는 담배를 파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의료시민단체들의 비난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가뜩이나 흡연율 하락으로 매출이 줄고 있는 담배업계는 CVS의 판매 중단이 약국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담배는 총 2800억 개비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현재 미국 흡연율은 18%로 1965년 42%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미국 담배 매출에서 약국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CVS의 결정이 흡연율 감소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에서 담배의 48%는 주유소에서 팔리고 약국체인의 판매비중은 4%에 불과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CVS#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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