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끼리 몸싸움 벌이는 ‘동물국회’가 선진화법에 손묶인 ‘식물국회’보다 낫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경硏 ‘정치실패’ 토론회

“가끔 국회의원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동물국회’가 국회선진화법으로 아무런 결정도 못 내리는 ‘식물국회’보다 낫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관 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 ‘시장 실패? 문제는 정치 실패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소수를 보호해 얻어지는 사회적 편익을 위해 너무 많은 의사결정 비용이 초래된다”며 국회선진화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법은 다수결의 원칙을 훼손시키고 국정 공백과 법안 처리 지연이라는 높은 사회비용을 유발해 대한민국을 후진화시켰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그 예로 △지난해 1월 발표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두 달여 동안 국회에서 표류한 것과 △지난해 하반기(7∼12월) 국회에 제출된 경제활성화법안 및 민생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현실을 거론했다.

그는 또 “국회선진화법 통과 전인 2008년 6월부터 2011년 2월까지 발생한 기물파손비용은 7억5788만 원인 반면 정부조직법이 23일간 지연돼 생긴 사회적 비용은 낭비된 국회의원 세비 26억797만 원에 국정 공백 비용까지 더해야 하므로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경제민주화 정책도 이날 토론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현진권 한경연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공공부문에서 실제로는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는 것이 공공선택론의 핵심”이라며 “경제민주화처럼 대중영합적인 정책은 선거에 이기려는 정치인의 사적 이익을 극대화해 주지만 공익에는 해가 되는 정치 실패를 가져온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는 경제논리와 정치논리가 다를 때 경제논리에 충실했고 이것이 한국의 기적적 성장을 가져왔다”며 “지금은 경제문제에서도 정치논리가 우선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 소장은 또 “아무리 좋은 정치인이라도 일단 정치구조 속에 들어가면 나쁜 정책을 입안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국회선진화법#한국경제연구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