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교합, 7세때 검사 받고 12세 전후 교정 받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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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턱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 언제 치료해야 좋을까

부정교합 치료는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높다. 7세 무렵에는 치과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연세대 치대병원에서 한 전문의가 아이의 턱 교정치료를 하고 있다. 연세대 치대병원 제공
부정교합 치료는 나이가 어릴수록 효과가 높다. 7세 무렵에는 치과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연세대 치대병원에서 한 전문의가 아이의 턱 교정치료를 하고 있다. 연세대 치대병원 제공
겨울방학을 맞은 학부모들의 고민거리 하나. “아이 턱 교정을 할까, 말까?”

위턱과 아래턱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은 일찍 치료할수록 좋다. 하지만 아이들의 턱 선은 대체로 완만하다. 잘 관찰하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기준 연세대 치대병원 교정과 교수는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 특히 여자 아이는 남자 아이보다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교정 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7세에 검사, 12세에 치료 시작이 적절해


부정교합의 정도에 따라 치료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치열까지 감안해야 한다. 만 7세가 되면 치과를 방문해 상태를 검사하는 게 좋다. 위턱이나 아래턱의 성장에 문제가 없고 치열만 고르지 않다면 12세를 전후로 교정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위턱보다 아래턱이 특히 발달한 주걱턱이나 돌출된 위턱, 아래턱의 성장이 부진한 무턱, 양쪽 얼굴의 비대칭 등은 사춘기 이전에 치료를 해야 한다. 사춘기를 지나면 교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때는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다. 위턱이 발달한 경우는 그나마 낫지만 이 또한 사춘기가 지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치료하는 기간도 훨씬 길어진다.

교정 시기를 놓치면 성장이 완전히 끝난 20세 이후에 수술하는 게 좋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이라면 이번 방학부터 교정 치료를 시작하고, 1년 후에 수술하는 게 좋다.

○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아이 행동 살펴야

부정교합이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때로는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아이를 잘 살펴야 한다.

만약 아이가 음식물을 한쪽으로만 씹는다면 주의를 줘야 한다. 이 습관을 방치하면 양쪽 턱이 고르게 발달하지 않아 부정교합이 생길 수 있다. 턱을 한쪽으로 많이 괴거나 팔베개를 하고 자는 것도 좋지 않은 습관이다.

오랫동안 손가락을 빠는 것도 부정교합의 원인이다. 대체로 만 4세 이전엔 이런 습관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4세가 넘어가면 치열과 턱뼈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엄지손가락을 빨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엄지손가락을 빨면 입천장이 깊어지면서 위턱의 앞쪽 치아가 바깥쪽으로 나온다. 반면 아래턱의 앞쪽 치아들은 혀 쪽으로 기울게 된다. 이 경우 아래턱 성장에 영향을 줘 얼굴이 길어진다. 나중에는 위와 아래 치아가 서로 닿지 않아 앞 치아로 음식을 끊지 못한다.

손가락 빠는 습관이 고쳐지지 않으면 교정 장치를 치아에 고정하는 방법도 있다. 마우스피스와 비슷한 형태의 장치를 착용해 손가락을 빨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 초등학생은 ‘매복치’를 잘 살펴야

만 7세부터 12세에 이르는 초등학생 때는 유치가 영구치로 교체되는 시기다.

많은 사람이 유치는 저절로 빠지는 줄 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유치가 턱뼈에 붙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때로는 뼈 속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나기도 한다. 이런 치아들을 ‘매복치’라 한다.

매복치는 새로 나기 시작한 영구치를 갉는다. 영구치가 상하거나 잇몸 뼈가 성장하지 못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시기에는 매복치를 잘 살펴야 한다. 이런 치아들을 제때에 뽑아주는 것만으로도 부정교합을 막을 수 있다.

대체로 초등학생의 경우 특별히 치아에 문제가 없더라도 1년에 한 번 이상은 치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 중고교생은 턱 관절염 조심해야


성장이 마무리돼 가는 중고교생 시기에도 위쪽 치아가 서서히 튀어나오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 경우 턱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턱 관절염은 남학생보다 여학생에게서 9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 턱 관절염이 생기면 통증이 생긴다.

이 관절염을 오랫동안 내버려 두면 무턱이나 얼굴 비대칭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미 성장이 마무리되고 있어 수술 외엔 방법이 없다.

이 병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분명치 않다. 다만 턱 관절에 무리한 자극을 주는 게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중고교생 시기에는 △턱을 괴거나 △오랫동안 껌을 씹거나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가는 등의 행동은 삼가야 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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