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 서울대학교는 2010년 야구지도자 육성 전문 프로그램인 베이스볼아카데미를 창설했다. 스포츠 과학적 지식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지도자를 양성하자는 취지였다. 2013년부터는 프로야구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마스터 코스도 신설됐다. 2014년부터 프로야구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이 과정에 꼭 참여해야 한다. 2일부터 SK 박경완 2군 감독을 비롯해 LG 최동수 코치, KIA 박재용 코치, SK 윤재국 코치 등이 4주 간 총 120시간 과정의 수업을 들었다.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5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었다. 마스터 코스는 27일 종강했지만, 30일 열리는 검정시험까지 거쳐야 최종합격자가 가려진다. 4과목에서 모두 6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한 마스터 코스 참가자는 “처음엔 시험에 떨어지면 프로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구단관계자는 “이미 코치 계약을 완료한 상태인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 지도자 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대해 KBO관계자는 29일 “다소 와전된 것 같다. 만약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다고 해도 2014년 코치 등록은 가능하다. 다만 내년 마스터 코스를 다시 수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심리학, 리더십, 선수들과의 소통 등 수강 내용 중 도움이 될만한 부분도 물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장과 동떨어진 과목도 많다는 의견이 주류다. “경영학·마케팅·영양학 등이 과연 프로야구 지도자에게 꼭 필요한 것이냐? 그렇지 않아도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엄청난 양의 커리큘럼을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라고 항변하는 참가자도 있다.
현재 태릉선수촌의 국가대표 지도자들이 수강하는 1급 경기지도자 과정의 커리큘럼은 현장과의 결합성을 최대한 반영해 편성되고 있다. 이 과정을 담당하는 한국체육과학연구원 관계자는 “지도자 교육에서는 지도자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들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커리큘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