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 vs ‘아웃’, 성탄절 두얼굴… 전국서 미사 예배-한쪽선 ‘朴대통령 퇴진’ 정치 구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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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미사 신도 등 2000명 참석… 다일공동체는 노숙인에 옷-무료배식
개신교 단체 서울광장서 연합예배… 이명박 구속 등 공동 선언문 발표

성탄절인 25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예수성탄대축일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가 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20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성탄절인 25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예수성탄대축일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가 집전한 이날 미사에는 20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성탄절인 25일 전국의 천주교 성당과 개신교 교회에서는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이어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을 비롯한 교구 내 각 성당에서 이날 낮 12시 예수성탄대축일 미사를 일제히 봉헌했다. 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는 미사를 시작하면서 “마른 풀도 자리 삼아 누우시고 구유도 마다하지 않으시며 새들도 굶지 않게 먹이시는 주님께서는 어려운 세상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자 이렇게 태어나셨다”며 “비록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어렵다 할지라도 좌절하지 말고 주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용기로 모든 것을 딛고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2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사제단 입장을 시작으로 복음 낭독과 교구장 강론, 교구장과 사제단의 신자들을 위한 장엄 축복 등으로 이어졌다. 염 대주교는 강론에서 미리 발표한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라는 제목의 성탄 메시지를 낭독했다.

개신교 단체인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 청량리 다일밥퍼나눔운동본부 앞마당에서 노숙인 2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다일 거리 성탄 행사’를 개최했다. 이 단체는 무료 급식 ‘밥퍼’ 운동을 펼쳐왔으며 26년째 거리에서 성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일공동체 직원과 후원회원 등 100여 명이 무료 배식을 돕고, 노숙인들에게 방한복을 선물했다.

2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3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 참석자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박근혜 퇴진’ ‘이명박 구속’이라고 쓰인 푯말을 들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3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 참석자들이 예배를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박근혜 퇴진’ ‘이명박 구속’이라고 쓰인 푯말을 들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경건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정치적 구호가 가득한 예배도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협),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촛불교회와 향린교회 등 개신교 단체와 교회 20여 곳은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3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이들은 참석자 일동 명의의 선언문에서 “못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세상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과 분노를 만드는, 주님께 저주받은 극소수의 이들을 극복하고자 합니다”라며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불법 부정 선거의 수혜자인 박근혜 현 대통령을 사퇴시키려는 길에 나서려고 합니다. 주님께서 주신 정의와 평화의 칼로 불의와 부정을 쳐내려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금식기도회를 가져온 목정협도 성명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후 지난 10개월은 국민에게 고통의 세월이었다”며 “국민이 근본적으로 안녕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박 대통령이 사퇴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정현 담임목사의 논문 표절과 학력 위조 시비로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교회는 강남역 부근의 옛 교회에서 오 목사 퇴진을 주장하는 신자 1000여 명과 교회 진입을 막는 용역들, 일부 신자가 한때 대치하기도 했다. 옛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온 신자들은 새로 완공된 교회로 가지 않은 채 오 목사 퇴진을 요구해왔고, 교회 측은 기념관 건축 등 리모델링을 이유로 이들의 진입을 막았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미사 예배#대통령 퇴진#이명박 구속#다일공동체#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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