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전역 사정권 ICBM 시험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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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펑-41’ 작년 7월 이어 두번째… 美서부 타격가능 미사일 실전배치

중국이 13일 두 번째로 시험 발사한 둥펑-41 미사일. 사진 출처 바이두
중국이 13일 두 번째로 시험 발사한 둥펑-41 미사일. 사진 출처 바이두
중국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지난해 7월 24일에 이어 두 번째로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 이후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실시돼 더 주목을 끌고 있다.

홍콩 밍(明)보와 환추(環球)시보 등은 미 군사전문매체 워싱턴프리비컨(WFB)을 인용해 중국이 13일 산시(山西) 성 우자이(五寨) 미사일·우주시험센터에서 ‘둥펑(東風·DF)-41’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현지 언들은 둥펑-41의 최대 사거리가 1만4000km에 달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다고 전했다. 둥펑-41은 길이 15m, 직경 2m, 중량 25t으로 1200kg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또 미사일 1기에 핵탄두를 10개까지 실을 수 있는 다핵탄두미사일(MIRV)이어서 요격이 어려운 데다 광범위한 지역을 한꺼번에 초토화시킬 수 있다. 미사일이 고속으로 강하하는 과정에서 핵탄두가 분산돼 각기 다른 지역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사거리 8000km로 미국 서부지역을 공격할 수 있는 ‘둥펑-31’을 실전배치했다. 이번 실험은 둥펑-41도 조만간 실전에 배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자 미국에 대한 군사력 과시의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탑재 중량 700km인 둥펑-31 핵탄두의 위력만 해도 1945년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수십 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험 발사가 지난달 26일 미국 B-52 전략폭격기가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한 데 이어 이달 5일 중국의 첫 항모 랴오닝(遼寧) 소속 군함과 미 해군 순양함 카우펜스가 남중국해에서 460m 거리에서 대치했던 사건 이후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가 비록 “양국이 이 문제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화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이 ‘눈에는 눈’ 방식으로 대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환추시보는 19일 사설에서 “둥펑-41은 공격형 전략 미사일로 세계의 군비 역량에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미국 등 강대국이 갖고 있는 중국 군사력에 대한 생각에 깊은 인상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회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잠대지 핵탄두 미사일 ‘쥐랑(巨浪)-2’(사거리 7000km)도 올해까지 전력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 기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은 상대 국가의 항공 전력이나 미사일에 선제공격 당할 수 있지만 수중에서 쏘아 올리는 탄도 미사일은 발사 이후 목표 지점에 닿는 시간이 짧아 더 위협적이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대륙간탄도미사일#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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