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폭탄테러 위협 범인은 한인 유학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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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시험 면하려 거짓 메일” 실토

고등학교 때 서울에서 미국으로 유학 와 하버드대에 진학해 모범생으로 지내던 한인 학생이 폭탄 테러 위협을 한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보스턴글로브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이날 하버드대 4개 건물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e메일을 보내 큰 혼란을 일으킨 용의자로 이 학교 2학년 김모 씨(20)를 체포했다. 경찰은 김 씨가 이날 치러질 예정이던 기말시험을 면하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6일 오전 8시 반경 학교와 대학경찰, 그리고 하버드대신문사에 “캠퍼스 건물 4곳 중 2곳에 폭탄을 설치했으니 빨리 찾아라”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 학교 측은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캠퍼스를 폐쇄한 뒤 폭발물을 수색했으나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약 6시간 뒤 대피령을 해제했다.

김 씨는 자신의 e메일 주소를 감출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했지만 대학의 무선인터넷망을 사용한 사실을 추적한 경찰에 의해 적발됐다. 경찰은 “그가 에머슨 홀에서 오전 9시에 기말시험을 준비하다가 비상벨이 울리는 것을 듣고 계획이 성공한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18일 연방법원에 출두하는 김 씨의 유죄가 확정되면 보호관찰 3년을 포함해 최고 5년형과 25만 달러(약 2억625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하버드대 교지인 ‘하버드크림슨’에 따르면 김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링크드인에 자신의 전공을 심리학과 사회학이라고 밝혔다. 그의 링크드인과 하버드대 웹사이트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교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정량사회과학연구소 부연구원, 국제행동인사이트연구소 부연구원, 하버드인터내셔널리뷰 필자, 댄스클럽인 하버드브레이커스 댄서 등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워싱턴 주 머킬티오 시 카미악고등학교로 유학 온 뒤 2009년 평화미국연구소가 주최한 ‘평화 에세이 콘테스트’에서 ‘문화 대학살’이라는 에세이로 1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와 같은 기숙사를 썼던 에드워드 조 씨(20)는 하버드크림슨에 “굳이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시험을 잘 봤을 똑똑한 친구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하버드대#유학생#기말시험#폭탄테러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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