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안되는 우리베, 류현진과의 우정은 술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7시 00분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후한 우리베(34)는 2000년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여전히 영어가 능통하지 않다. 간단한 인터뷰 외에는 통역이 필요한 수준이다. LA 다저스 로스터에서 영어를 구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선수는 우리베 외에 쿠바 출신 야시엘 푸이그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뿐이다.

올 시즌 류현진이 1루 커버 후 마운드로 돌아갈 때 늘 그에게 다가온 선수는 우리베였다. 특히 시즌 초반만 해도 통역 없이 두 선수가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경기 후 인터뷰에서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가 큰 관심사였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류현진은 미소를 지으며 “1루 쪽으로 전력질주를 하고 난 뒤라서 숨을 다소 거칠게 내쉬니까, 우리베가 ‘내 이름이 뭔지 말해봐’라며 시간을 끌더라”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우리베가 류현진에게 마운드에서 말을 걸 때는 반드시 글러브로 입을 가린다는 점이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우리베에게 다저스는 퀄리파잉오퍼를 하지 않아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3년 이상의 계약을 원하는 우리베와 다년 계약은 곤란하다는 다저스의 견해차가 있었지만, 2년 1500만달러의 조건에 합의가 이뤄졌다. 우리베의 잔류로 내년에도 마운드에서 글러브로 입을 가리고 류현진과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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