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ML 한 번 못 가보고 700만달러 잭팟 ‘우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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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8일 07시 00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홈런왕이 된 타이론 우즈, SK에서 45홈런을 터트린 뒤 일본에서 11시즌을 뛴 호세 페르난데스, 야쿠르트와 요미우리에서 활약한 KIA 출신 세스 그레이싱어(왼쪽부터)는 한국무대를 발판으로 일본에 진출해 ‘재팬 드림’을 이룬 대표적 외국인선수들로 꼽힌다. 스포츠동아DB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홈런왕이 된 타이론 우즈, SK에서 45홈런을 터트린 뒤 일본에서 11시즌을 뛴 호세 페르난데스, 야쿠르트와 요미우리에서 활약한 KIA 출신 세스 그레이싱어(왼쪽부터)는 한국무대를 발판으로 일본에 진출해 ‘재팬 드림’을 이룬 대표적 외국인선수들로 꼽힌다. 스포츠동아DB
■ 한국형 용병들의 ‘재팬 드림’ 도전사

외국인선수들 한국 발판 삼아 일본 진출 노려
한국서 ‘거포’ 우즈 돌풍…일본서도 고스란히
SK 페르난데스·KIA 그레이싱어도 성공 사례
일본, 2군 용병 보유 무제한…생존 경쟁 치열

“한국리그에서 활약하면 거액을 받고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할 수 있다.” 매년 겨울 미국 ‘4A급(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사이)’ 선수들에게 에이전트 또는 스카우트들이 건네는 유혹의 말이다.

많은 외국인선수들이 한국을 발판 삼아 일본으로 진출하겠다는 목표로 태평양을 건넌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던 평범한 타자가 한국을 거쳐 일본에서 700만달러라는 거액의 연봉을 받은 성공 사례도 있었다. 반대로 무엇이든지 다 해주는 한국과 달리 냉정한 일본에서 눈물을 흘리며 쫓겨나다시피 미국으로 돌아간 용병들도 많았다. SK를 거절하고 요미우리에 입단하는 세든의 2014년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재팬 드림’의 사례는 타이론 우즈다. 1998년 두산의 전신 OB에 입단한 우즈는 42홈런을 날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2002년까지 한국에서 174홈런을 터트렸고, 2003년 요코하마와 계약하며 일본으로 진출했다. 곧장 홈런 1위(40개)에 올랐고, 2004년에도 45개의 아치를 그리며 2년 연속 홈런왕이 됐다. 2005년 주니치로 이적했고 2006년에는 47홈런을 날렸다.

메이저리그에 무대를 단 1경기도 밟지 못했던 우즈였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잇달아 홈런왕에 등극했고 당시로선 웬만한 메이저리거들에 부럽지 않은 700만달러라는 거액의 연봉을 받았다.

2002년 SK에서 45홈런을 기록한 호세 페르난데스는 이듬해 곧장 일본으로 떠났다. 세이부, 라쿠텐 등으로 팀을 옮기며 올해까지 11시즌이나 일본에서 뛰었다. 2005∼2006년 KIA에서 뛴 세스 그레이싱어도 한국을 발판으로 일본에서 야구인생을 꽃피웠다. 한국에서 2시즌 통산 20승을 기록했지만 2007년 야쿠르트에서 단숨에 16승을 올렸다. 2008년 요미우리로 이적했고, 다시 17승으로 일본프로야구 정상급 투수가 됐다.

실패도 많았다. 2002년 두산에서 16승을 올리고 2003년 요미우리에 입단한 게리 레스는 3승에 그친 뒤 2004년 두산으로 돌아왔다. 17승을 기록한 뒤 다시 라쿠텐에 입단해 일본리그에 재도전했지만 1·2군을 오가며 간신히 3승을 건졌다.

2002∼2007년 KIA와 두산에서 뛰며 통산 90승으로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한 다니엘 리오스는 2008년 야쿠르트와 계약했지만 2승7패, 방어율 5.46으로 부진했고 급기야 약물 복용이 적발돼 쫓겨났다. 켈빈 히메네스는 2010년 두산에서 14승을 올리고 라쿠텐에 입단했지만 2년 동안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시선은 한국과 일본을 매우 비슷하게 바라보지만 야구 환경은 크게 다르다. 일본은 한국처럼 외국인선수를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지 않는다. 2군은 무제한으로 외국인선수를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과 달리 그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특히 세든이 선택한 요미우리가 가장 냉정하다. 외국인선수들은 물론 한국선수들까지 국내프로야구에서 요미우리로 직행해 성공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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