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앵무새가 되진 않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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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SW정책연구소 초대소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핵심 역할은 한국 사회가 지식과 기술 중심 패러다임에 하루빨리 적응할 수 있게 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정부 정책의 ‘앵무새’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새롭고 발전적인 연구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15일 미래창조과학부가 한국 소프트웨어(SW) 정책의 미래를 설계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초대 소장(임기 3년)으로 김진형 KAIST 교수(64·사진)를 임명했다. SW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가진 그는 교육과 실무, 정책을 아우르는 역량이 있는 인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김 소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이 지식사회로 넘어가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꾸준히 국내 SW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SW 싱크탱크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세상은 지식사회로 넘어가는데 한국은 산업사회에 안주하는 느낌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고,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고, 직관적 의사결정이 데이터에 기반을 둔 과학적 의사결정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SW와 3차원(3D) 프린팅을 가르치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못하는지 등 교육에 관한 이슈도 들여다봐야 한다.”

―미래부가 초대 소장 적임자를 찾지 못해 연구소 출범이 두 달 늦어졌다. 연구소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산하에 있어 독립성 문제도 제기되는데….

“처음엔 나도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연구소 같아 소장 직에 지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1차 소장 공모에서 적임자가 안 나타나고 국정감사와 언론에서 연구소의 독립성 문제를 제기하니까 미래부가 예산, 인사 제도 등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바꾼 것 같다. ‘이 정도면 할 만하겠다’ 싶어 2차 소장 모집에 응했다. 설령 정부 정책과 다르더라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을 연구해 볼 생각이다.”

―좋은 연구진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한국은 SW 분야의 연구인재 풀이 넓지 않아 문제다. 한두 사람이라도 정말 의미 있는 정책 연구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분들을 모셔야 한다. 그래야 정부와 산업계를 설득할 수 있다. 서두르지 않고 좋은 분들을 만날 때까지 기다리려고 한다. 정부 연구소의 연구원은 62세가 정년이니 조심스럽게 뽑아야 하지 않겠나.(웃음) 임기 말까지 40명 정도 뽑는 게 목표다. 외국 인재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가.

“연구소를 개방형 연구시스템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대학 교수가 연구년을 받아 와서 1년 정도 연구할 수 있고, 박사과정 학생도 와서 논문을 쓸 수 있도록 연구비 공유나 계약연구 과제를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일단 지금은 사무실도, 직원도 없는 상태라 그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NIPA에서 공간을 제공해주겠다고 했지만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외부에 사무실을 얻으려고 한다. 사무실이 정해지면 연구원 채용 공고를 낼 생각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진형#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지식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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