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또 로봇업체 인수… 6개월간 8번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현관앞 택배서비스 개발 본격화… 오프라인에서 미래찾기 가속도

구글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중 하나인 ‘치타’. 시속 46.4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출처 보스턴애널리틱스
구글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중 하나인 ‘치타’. 시속 46.4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출처 보스턴애널리틱스
‘시속 45km로 달리는 로봇이 70kg의 짐을 주문자의 문 앞에다 정확하게 내려놓는다면?’

구글이 최근 반년 동안 8개의 로봇업체를 인수하면서 이런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15일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인간이나 동물과 가장 유사한 군용 로봇을 개발해온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구글에 앞서 아마존까지 최근 무인비행기(드론)를 이용한 택배 서비스 계획을 선보이면서 온라인 강자들의 오프라인에서 미래를 찾기 위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구글의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은 군용 로봇 개발업체 인수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것이 주목된다. 그는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해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FT는 루빈 부사장이 무인자동차 개발, ‘대형풍선(Baloon)’을 띄워 전 세계 오지에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까지 총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야심은 구글이 온라인을 벗어나 실제 세상에서 혁신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트위터에 로봇업체 인수를 전한 NYT 기사를 링크하면서 “미래가 멋져 보인다”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앞서 그는 “로봇 프로젝트가 지금은 무모하게 들려도 달나라 탐험처럼 시간문제일 뿐이다. 10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봇업체 인수 배경에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NYT는 구글이 공장에서 만든 물건을 소비자 집 앞까지 배달하는 전 과정을 로봇이 해내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구글이 이미 1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의 내비게이션에다 로봇 기술이 접목되면 물류 서비스는 물론이고 소비자의 생활환경이 크게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아마존이 향후 5년 내에 드론으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하늘과 땅에서 두 정보기술(IT) 거인의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제작한 로봇 가운데는 △시속 46.4km의 속도로 달리는 로봇 ‘치타’ △70kg의 짐을 지고 흔들리지 않고 걷는 네 발 로봇 ‘빅 도그’ △빠르게 달리다가 급하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와일드 캣’이 있다. 주로 물건을 옮기거나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는 로봇에 구글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앞서 구글은 영화 ‘그래비티’에 등장한 자동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는 봇앤돌리, 도쿄대에서 창업한 로봇개발업체 샤프트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라는 구글의 비공식 슬로건을 언급하면서 온라인 세상을 장악한 구글이 이 같은 로봇 인수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에 대한 경계심도 보이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구글#로봇 인수#택배서비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