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17일부터 週中 하루 200회→176회 감축 운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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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14일 대규모 집회 예고

파업후 처음 머리 맞댄 코레일 노사



코레일 사측(오른쪽)과 철도노조가 13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파업 후 첫 실무교섭을 벌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파업후 처음 머리 맞댄 코레일 노사 코레일 사측(오른쪽)과 철도노조가 13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파업 후 첫 실무교섭을 벌이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철도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이 다음 주부터 운행 감축에 들어간다. 9일 시작된 이번 파업은 13일로 5일째를 맞으며 역대 최장 철도 파업 기록인 2009년의 8일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는 이날 실장급 실무 교섭을 진행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 ‘KTX·지하철 운행 사수’ 포기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13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장기화에 따라 대체인력의 피로가 누적돼 다음 주부터 열차 운행을 줄일 것”이라며 “운행 차질을 초래한 점을 국민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파업이 계속될 경우 KTX는 17일부터 운행 횟수가 줄어든다. 현재 주 중에는 하루 200회, 주말에는 232회 운행되는 KTX가 주 중 176회, 주말 208회로 12%가량 줄어드는 것. 코레일이 운영에 참여하는 1∼4호선 수도권 지하철 운행은 16일부터 주 중 2109회에서 1931회로 178회(8.4%) 줄어든다. 파업 이후 평시 대비 운행률이 62.5%에 그친 무궁화호도 하루 10편이 추가 감축된다. 코레일 측은 “탑승률이 낮은 낮 시간대 위주로 운행 횟수를 줄일 것”이라며 “출퇴근 시간은 평소 운행 횟수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파업 시작 직전에 “파업 기간에 관계없이 KTX와 수도권 지하철은 무조건 정상 운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용률이 높은 KTX와 서민 교통수단인 지하철의 운행을 줄일 경우 파업 여파가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철도 사고가 이어지자 안전을 위한 ‘운행 감축’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12일 중앙선 화물열차가 탈선했고, 13일 코레일 소속 전동차 사고가 2건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40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이문차량기지에서 1호선 전동차가 탈선했으며 오전 8시 25분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에서는 전동차가 고장 나 전체 1호선 지하철이 10분 이상 연착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당국자는 “이번 사고가 파업이 장기간 지속돼 운행과 정비에 나서는 인원의 피로 누적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빈손으로 끝난 노사협상

코레일 노사는 파업 5일째인 13일 첫 노사 교섭을 벌였다. 이용우 코레일 인사노무실장과 김재길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오후에 만나 파업 철회를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과 임금 인상 등 쟁점 사항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양측 입장 차이만 확인한 교섭”이라며 “파업 철회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추가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철도 파업은 파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파업 참여율이 높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09년 파업 때는 3일차 파업 참여율이 46.0%로 최고치를 찍은 후 차츰 참여자가 줄어 8일 만에 끝났다.

올해 철도 파업은 첫날 36.7%로 비교적 낮은 참여율로 출발했지만 파업 5일째를 맞은 이날 오히려 38.5%로 올랐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사측이 파업 시작과 동시에 직위 해제를 단행하자 오히려 파업 참가자들의 결속력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이 이날까지 직위 해제한 인원은 총 7854명이다. 철도노조는 14일 서울역에서 조합원과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촛불 집회를 개최하며 강경 투쟁을 계속할 예정이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KTX#코레일#철도노조#철도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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