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손에 뽀뽀한 게 ‘성희롱’? 초등 1학년생 정학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1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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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RDO 방송화면 캡처
사진=KRDO 방송화면 캡처
초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수업 중 같은 반 여학생의 볼에 뽀뽀했다. 얼마나 잘못된 행동일까?

해당 학교는 이 행동을 제법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성희롱'이라며 문제의 남학생에게 정학 1일의 징계를 내린 것. 미국 콜로라도 주 캐논시티에서 최근 벌어진 실화다.

여섯 살 헌터 옐톤 군은 지역 언론 KRDO와 인터뷰에서 "독서수업 시간에 몸을 숙여 (여학생의) 손에 뽀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매체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헌터 군은 정학 처분을 받아 지난 월요일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 머물렀다.

헌터 군의 어머니는 "아들과 그 여학생은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고 강조하면서 학교 측의 '성희롱'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여자애는 (내 아들이) 뽀뽀한 것을 좋아했다. 그 애들은 남자친구, 여자친구 사이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이 그것을 보고 음악 선생에게 가서 얘기했다. 그날 교장과 함께 음악선생을 만났는데, 그녀의 첫 마디가 '성희롱(sexual harassment)'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아들이 '엄마 섹스가 뭐야'라고 묻는다. 전에는 한 번도 섹스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여섯 살짜리가 쓸 단어는 아니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다만 헌터 군과 그의 어머니는 과거에 헌터 군이 학교에서 몇 차례 말썽을 일으킨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헌터 군은 '난폭한 놀이'와 동일한 여학생의 뺨에 뽀뽀를 한 게 문제가 돼 정학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헌터 군은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싶지만 쉽지 않아요"라며 "저는 힘이 넘쳐요. 여섯 살이잖아요. 제 또래는 다 힘이 엄청나잖아요"라고 밝혔다.

헌터 군의 '성희롱' 처분은 해당 학교가 속한 학구 기록에 남는다.

이와 관련해 학구 측은 "헌터 군의 부모는 학교에서 여학생에게 입맞춤하는 것이 용인할만한 것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해당 학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현지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처분의 적절성을 놓고 논쟁도 벌어졌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중심으로 보면 현지 누리꾼들은 대체로 "황당하다", "학교 관계자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해임되어야 한다" 등 학교 측을 비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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