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할리우드 액션 경고·새 비디오 판독 규정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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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1일 07시 00분


V리그는 오심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선수단의 시뮬레이션 액션에 대한 경고와 국제 배구계가 실시 중인 비디오 판독 규정의 적용을 구상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V리그는 오심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선수단의 시뮬레이션 액션에 대한 경고와 국제 배구계가 실시 중인 비디오 판독 규정의 적용을 구상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잇단 오심논쟁에 새 규정 적용 박차

잘못 시인하면 팀내 비난…스포츠맨십 퇴색
터치아웃 등 판독서 사실 아닐 땐 징계 검토

심판판정 불신 위험수위…13일 기술위 소집
FIVB 비디오 판독 규정 적용 여부 논의키로

프로배구 V리그도 할리우드 액션에 옐로카드를 준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과도한 시뮬레이션과 주장을 제외한 선수들의 지나친 항의에 경고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현장 감독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여론의 동향을 본 뒤 반응이 좋을 경우 정식으로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V리그에서 실시중인 비디오판독 시스템도 국제배구연맹(FIVB)이 올해부터 새로 실시하는 비디오챌린지(판독) 규정의 적용을 구상중이다.

발단은 최근의 오심 논쟁이다. 시즌 초반 몇몇 판정미숙으로 심판이 징계를 받았다. 11월26일 대한항공-러시앤캐시전에서 56-54의 스코어가 나오던 때도 규정적용이 미숙해 논쟁에 불을 지폈다. 2일 삼성화재-현대캐피탈전에서 4세트 현대캐피탈 임동규의 터치아웃이 VTR로는 확인됐지만 합의판정 끝에 아웃으로 판정되자 팬들이 흥분했다. 이 외에도 몇몇 경기에서 아쉬운 판정이 나오자 KOVO는 심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9일 심판과 전문위원들이 참가하는 교육을 했다. 13일에는 제2차 기술위원회도 연다. 남녀 감독이 모두 참가한다. 시즌 도중에 이런 자리가 개최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KOVO는 선수와 감독들의 판정불신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본다. KOVO는 이 자리에서 선수들의 시뮬레이션에 대한 제재, 주장을 제외한 선수들의 항의 금지와 함께 FIVB의 새로운 비디오판독 규정을 설명하고 현장의 의견을 듣는다.

● 시뮬레이션과 사라진 미풍양속

축구에서는 고의로 넘어져 심판의 오심을 유도하는 행위를 시뮬레이션이라고 한다. 배구에서는 터치아웃 여부를 놓고 상대가 맞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과도하게 주장한다거나 맞고도 그러지 않은 척 시치미를 떼는 행위가 시뮬레이션에 해당된다. 축구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뮬레이션이 발각될 경우 퇴장이다. 배구도 이 규정을 적용하려고 한다. VTR 판독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될 때 원인제공 선수에게 징계를 주겠다는 것이다. 현장의 의견에 따라 실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터치아웃은 심판의 눈으로 판단하기 가장 어렵다. 그래서 FIVB는 비디오 챌린지 적용 대상에서 터치아웃 여부는 제외했다. 미세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을 보고 판단을 내리기에는 너무나 순간적이고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심판의 직감과 선수들의 양심을 믿을 뿐이다.

V리그 초창기에는 애매모호한 상황이 벌어져 합의판정이 벌어지면 당사자인 선수가 알아서 양심고백을 했다. 터치아웃의 경우 스스로 손을 들었다. 그러나 이런 미풍양속은 과거의 일이 됐다. 먼저 손을 들어 고백을 할 경우 경기 뒤 동료로부터 비난을 받고 후배의 경우 선배에게 혼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상대의 VTR 판독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지시하는 감독도 있다는 소문이다. KOVO는 해마다 양심고백을 잘하고 심판의 판정에 과도하게 항의하지 않는 선수에게 페어플레이상을 주지만 갈수록 그 상의 취지에 맞는 선수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 방송기술의 발달이 심판을 힘들게 한다

요즘 방송사의 중계기술이 발달하면서 심판들은 갈수록 힘이 든다. KBSN은 최근 특정 부위를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돋보기 영상을 시청자에게 보여준다.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문제는 심판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V리그는 판정에 의문을 가질 경우 합의판정 유도와 경기당 한차례의 VTR판독이 가능하다.

심판의 룰 적용에 문제가 있을 경우 재심요청 규정도 있다. 억울한 판정의 피해가 없도록 어느 리그보다 많은 제도와 장치를 통해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물론 인간이 하는 일이라 완전한 것은 없다. 간혹 오심도 나온다.

그러나 이것을 모두 V리그 심판의 역량이 떨어진다거나 의도가 있는 판정을 내린다는 식으로 몰아가면 곤란하다. 2010남아공월드컵이 오심 월드컵으로 매도된 것과 비슷하다. 축구가 지녔던 아름다움과 전설로 남을 부분들이 카메라에 의해 까발려지면서 역효과를 냈다. 만일 감독과 선수의 행동이 한도를 넘을 경우 판정 불신은 팬들에게 전염되고 이는 V리그의 신뢰성 상실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크다. 경쟁 프로스포츠에서 심판과 판정을 무시했던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감독과 선수들이 더 잘 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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