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최다니엘 “‘열한시’ 출연 이유, 김현석 감독과의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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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4일 0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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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니엘은 “시간을 선택해 이동할 수 있다면 성경 속 인물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최다니엘은 “시간을 선택해 이동할 수 있다면 성경 속 인물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배우 최다니엘(27)에게 영화 ‘열한시’(감독 김현석)는 운명과도 같은 작품이다. ‘열한시’의 가제인 ‘AM 11:00’의 캐스팅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을 때, 최다니엘은 지완 역으로 물망에 올랐지만, 드라마 스케줄로 출연을 고사했다.

결국 김무열이 배역을 맡았지만 병역기피 논란으로 재입대를 하게 돼 촬영장을 떠나야 했다. 촬영은 멈춰설 위기에 처하자 다른 배우를 찾아야했고 시나리오는 다시 최다니엘에게 돌아왔다. 더 이상 촬영이 늦춰질 수 없는 상황에 빠지자 최다니엘은 선뜻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참여한 계기는 감독님과의 의리가 더 컸어요.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제게 남다른 작품이거든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던 제가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현장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좋았죠. 감독님에게 정말 감사했어요.”

‘열한시’에서 최다니엘은 시간 이동 연구원 중 가장 이성적인 연구원이자 영은(김옥빈)의 연인으로, 우석(정재영)과 대립하는 연구원 지완 역을 맡았다. 최다니엘은 시간에 집착하는 우석과 사랑하는 연인 영은 사이에서 이성과 혼란의 순간을 잘 잡아 영화에 녹여냈다.

감정연기가 어렵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최다니엘은 “그것보다 정재영 선배의 유머 때문에 연기하기가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지금도 영화 촬영장을 생각하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촬영 전에는 사람을 그렇게 웃겨놓고 촬영만 들어가면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이니까 그게 더 웃겼어요. 재영 선배 때문에 NG도 가끔 났어요. 촬영 마치면 집에도 안 보내주고 계속 수다를 떨어요. 선배라고 무게를 잡거나 하시진 않아요. 오히려 헐렁한 모습을 보여주시죠. 그래도 연기할 때만큼은 정말 최고예요. 연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깊이 있는 모습은 배울 점이 많았어요.”

연인으로 나온 김옥빈에 대해서는 “첫 인상은 얼음공주 같았지만 굉장히 솔직하고 착한 친구였다”며 “3.5차원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최다니엘도 범상치 않을 것 같다고 하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제가요? 저는 되게 평범하다고 생각해요. 평범한 게 좋아요. 어렸을 때부터 주목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쑥스러움도 많이 타고…. 그래서 사진도 별로 안 찍었어요. 아마 아버지가 찍어주시지 않았다면 어렸을 때 사진은 한 장도 없었을 거예요.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연기자를 어떻게 하냐고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연기는 그림 같고 배우는 화가 같아요. 그래서 연기를 할 때 내가 안 보이려 캐릭터를 앞에 세워두는 편이에요. 그림보다 화가가 더 각광받으면 안 되니까요.”
배우 최다니엘.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배우 최다니엘.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하지만 그가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보이는 캐릭터가 아닌 배우 최다니엘의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은 컸다. 워낙 낯을 가리고 쑥스러움이 많고 팬들의 기대치를 와르르 무너뜨릴 것 같아 예능 프로그램은 잘할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가 택한 것은 바로 라디오 DJ였다. 인터뷰 중에도 “오전 11시에 한다”며 깨알 홍보를 했던 그는 현재 KBS 2FM ‘최다니엘의 팝스팝스’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라디오가 정말 재미있어요. 배우들은 대중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그래서 배우에게 라디오는 정말 좋은 매체인 것 같아요. 청취자들이 보내주는 사연을 읽을 때면 펜팔하는 기분도 들고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기분이랄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요즘은 생방송의 묘미도 느낀다. 처음에는 시간 맞추랴,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랴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그 짜릿함도 재미있다고 하며 에피소드를 말했다.

“제가 게스트로 아이유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셋째 날 게스트로 아이유가 온 거예요. 평소 팬이어서 좋긴 했는데 미안한 마음이 더 컸어요. 생방이다 보니 시간을 맞춰야 해서 아이유가 끝인사를 못했어요. 드라마 ‘예쁜 남자’ 이야기도 하고 그랬어야 했는데…. 어휴. 또 다시 게스트로 나오면, 정말 잘 해주려고요. 아이유 미안해!”

인터뷰 중, 넌지시 그에게 라디오에서 기타 연주를 해보는 것은 어떤지 의향을 물었다. 영화에서 기타를 치는 최다니엘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언론시사회 때 그는 “내 기타연주가 그대로 영화에 실려서 자랑스럽다”는 말을 했던 그는 “요즘은 잘 안쳐서 기타가 잘 안 잡힌다. 조율하는 법도 잘 모르겠고. 하지만 기타를 잘 치게 된다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원래 일반적인 스트로크(기타주법)를 연습했는데 갑자기 아르페지오(분산화음)로 연주를 해달라는 말에 속독으로 배웠어요. 감독님께 음이 엉망이면 그냥 다른 음악으로 덮어달라고 했는데 영화에서 생각보다 잘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자부심을 갖게 됐죠. 나중에는 ‘원스’의 음악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하하하! 농담이에요.”

최다니엘은 ‘열한시’ 홍보활동을 마치면 잠시 DJ일에 집중을 할 예정이다. 좋은 작품이 있다면 기꺼이 참여할 생각이지만 당분간은 청취자들과 소통을 더 하고 싶단다.

“최근에 영향력이라는 것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 세상은 양의 탈을 쓴 늑대 같은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자극적인 것도 많고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라디오도 일종의 그런 의미로 하는 것이고요. 좋은 영향력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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