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0년 안보울타리’ 한미동맹, 아태시대 맞춰 진화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일 03시 00분


오늘은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60주년을 맞는 날이다. 이 조약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는 든든한 울타리가 됐다. 방위조약 체결로 미군은 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에 계속 주둔하며 북한의 무력 도발을 억제했다. 후속조치 격인 ‘군사경제원조 합의의사록’에 따라 한국은 1961년까지 27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한미동맹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1949년 6월 주한미군을 철수시켰던 미국은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안보불안 해소를 위해 상호방위조약을 요구하자 “전례가 없다”며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6·25전쟁에서 많은 전사자를 낸 미국이 정전협정을 서두르자 이 대통령은 휴전협정 체결에 반대하며 미국을 계속 압박한 끝에 방위조약을 이끌어냈다. 한미동맹은 국제정세에 밝았던 이 대통령의 중요한 치적이다.

한미관계의 부침(浮沈) 속에서도 한미동맹은 진화를 거듭했다. 2009년 두 나라는 동맹 미래비전을 채택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안보 협력에 머무르지 않고, 지구촌 전체의 문제에 공동으로 기여하는 포괄적 가치 동맹으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간에 긴밀해진 교역을 통해 동맹을 심화하는 또 다른 기둥이 됐다.

새롭게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맞아 한미동맹은 중국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 충돌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언제 운명처럼 다가올지 모를 남북통일을 위해서도 미중 양국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오늘은 창군 65주년이 되는 국군의 날이기도 하다. 한미 국방부는 내일 서울에서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열고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등 안보 현안을 논의한다. 차제에 북한의 핵전력과 한국군의 전작권 전환 태세를 냉정하게 평가한 뒤 재연기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 아울러 한미 간 최대 현안인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원자력협력협정에 대해서도 동맹정신에 입각해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의 하나로 꼽히는 한미동맹을 더 굳건히 유지해 나가야 한다. 한미동맹은 아시아로의 복귀를 추구하는 미국에도 전략적으로 이익이다.
#한미동맹#60주년#아시아태평양 시대#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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