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시리아 결의안’ 교묘한 봉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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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제재 합의하며 ‘자동개입’은 빼… 안보리 결의안 28일 통과시킬듯

첨예하게 대립했던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철폐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안보리) 결의안 초안에 전격 합의했다. 유엔헌장 7장에 근거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군사 개입 때 추가 결의안을 필요로 하는 교묘한 형태의 봉합을 이뤄냈다.

26일(현지 시간) 유엔에 따르면 미국 러시아 영국 중국 프랑스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이같이 합의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르면 27일 회의를 열어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포기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결의안을 러시아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초안에 따르면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은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며 신속하게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폐기한다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결정을 승인한다고 명시했다. 또 시리아가 화학무기 사용과 개발, 생산 등을 금지한 규정을 어기면 무력 개입을 허용한 유엔헌장 7장에 따른 조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위반 시 자동으로 개입할 수 있는 이른바 ‘방아쇠(트리거·trigger)’ 조항은 넣지 않아 군사개입 결정은 안보리의 추가 결의안 채택이나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유엔 관계자가 설명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 작성한 기밀보고서를 인용해 시리아 내 화학무기는 1000t가량으로 이 중 300t이 독가스의 일종인 ‘겨자 가스’이며 9개월 내에 모두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시리아 화학무기#미국#러시아#유엔 결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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