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니 “이란, 핵무기 개발 전혀 고려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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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평화적 핵이용’ 거듭 강조… 美-이란 34년만의 정상회동 불발

올해 6월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 참석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64·사진)은 24일 기조연설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을 주장하는 이들의 압력을 물리치고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이란은 결코 세계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6시간 앞서 행한 연설에서 외교적인 방식으로 이란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한 데 대해 답변한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특히 핵개발로 의심받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원자력발전소 개발과 같은 평화적인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며 국제사회의 제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무기는 물론이고 대량살상무기를 이란의 안보와 방위 수단으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우리 정부의 종교적·윤리적 신념과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과 이란 정상 간의 34년 만의 만남은 이란 측이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날 양국 대통령은 기조연설로 서로에게 화해의 신호를 보냈다.

로하니 대통령의 언급은 전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대비됐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막말과 음모론으로 기조연설을 하는 바람에 외교관들은 항의의 표시로 총회장을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로하니 대통령은 국제사회를 향한 유화적인 연설로 외교관들의 박수를 받았다. 로하니 대통령은 기조연설 직후 가진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를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홀로코스트가 역사적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로하니#이란대통령#유엔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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