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광고를 보면 ‘광대역 LTE’, ‘황금 주파수’, ‘2배 빠른 LTE-A’, ‘광대역 LTE-A’ 등 각종 용어가 난무한다. 기존 LTE보다 빠르다는 것은 어림짐작 하겠는데,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인지 헷갈린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LTE 관련 용어들을 한 눈에 살펴보고, 스마트폰 구매 시 참고하도록 하자.
Q. ‘주파수 대역’이란 무엇인가요?
우리가 방송이나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음성, 영상, 데이터 등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음성, 영상, 데이터 신호가 전송되는 통로가 필요한데요, 이를 주파수 대역이라 합니다. 주파수 대역은 고속도로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터넷 쇼핑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택배를 받죠? 택배기사님이 고속도로를 타고 와서 우리 집에 상품을 가져다 줍니다. 마찬가지로 음성이나 데이터 신호도 주파수 대역이라는 고속도로를 타고 와서 우리의 스마트폰으로 도착, 전화나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Q. LTE 주파수 대역은 통신사별로 다른가요?
네, LTE 주파수 대역은 통신사별로 다릅니다. 현재 이동통신 3사의 주파수 할당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SK텔레콤은 800MHz와 1.8GHz를, KT는 1,8GHz와 800MHz, 900MHz를, LG유플러스는 800MHz와 2.1GHz, 2.6GHz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Q. LTE-A는 뭐고, 광대역 LTE는 또 뭔가요? 그리고 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LTE-A와 광대역 LTE의 공통점은 모두 LTE를 근간으로 하며, 이론상으로 기존 LTE(75Mbps)보다 전송 속도가 약 2배 더 빠릅니다(최대 150Mbps). 다만, LTE-A와 광대역 LTE는 다른 개념입니다.
LTE-A는 서로 떨어져 있는 2개의 주파수를 'CA 기술(아래 설명)'로 묶어서, 마치 두 주파수가 붙어있는 것처럼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고속도로에 비유하면 도로를 1개 더 만든 것과 비슷한데요, 이럴 경우 두 개의 도로를 넘나들며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습니다. 즉, 한 개의 도로만 이용하는 LTE보다 속도가 빠릅니다.
다만, LTE-A를 이용하려면 LTE-A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합니다. 기존 LTE 스마트폰(CA 기술을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폰)으로는 LTE-A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4'가 출시되고 얼마 뒤 '갤럭시S4 LTE-A'가 나왔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맨 처음 출시된 갤럭시S4로는 LTE-A를 이용할 수 없지만, 갤럭시S4 LTE-A로는 LTE-A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광대역 LTE는 서로 인접한 두 개의 주파수를 붙여서 마치 하나의 주파수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즉, 기존에 있던 도로를 2배로 넓힌 '확장 도로'와 같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KT입니다. KT는 기존에 1.8GHz 대역(20MHz 폭)을 갖고 있었는데요,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기존 주파수와 인접한 1.8GHz 대역(15MHz 폭)을 낙찰 받으면서 광대역 LTE(15+20=35MHz 폭)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도로가 넓으면 교통 체증이 덜한 만큼 전송 속도도 기존의 LTE보다 빠릅니다. 이런 이유로 '황금 주파수'라는 별칭이 붙은 거죠. 광대역 LTE는 LTE-A와 달리 CA 기술이 필요 없으며, 기존 LTE 스마트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KT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바꾸지 않더라도 광대역 LTE를 쓸 수 있습니다.
Q. SK텔레콤, LG유플러스 사용자들도 스마트폰 교체 없이 광대역 LTE를 사용할 수 있나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광대역 LTE를 도입합니다. 다만, SK텔레콤은 2012년 7월 초 도입한 'MC 기술(아래 설명)'이 적용된 20개 LTE 단말기만 광대역 LTE를 지원합니다. 즉, 2012년 7월 이전에 출시된 LTE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SK텔레콤 가입자들은 광대역 LTE를 누릴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 SK텔레콤의 광대역 LTE를 즐기고 싶다면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SK텔레콤에서 광대역 LTE가 적용되지 않는 스마트폰은 '갤럭시노트1', '갤럭시S2 LTE', '갤럭시 R 스타일', '옵티머스 LTE', '옵티머스 LTE2', '옵티머스 뷰', '옵티머스 LTE 태그', '베가 LTE, 베가 LTE M', '베가 LTE EX' 등 10종입니다.
그렇다면 이들 10종 단말기로는 왜 SK텔레콤의 광대역 LTE를 사용할 수 없을까요? SK텔레콤은 800MHz를 주력 LTE망으로, 1.8GHz를 보조 LTE망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MC 기술이 도입되기 전에는 800MHz만 LTE망으로 사용했고, MC 기술을 도입하고부터는 800MHz와 1.8GHz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현재 SK텔레콤이 추진하는 광대역 LTE는 1.8GHz 주파수를 기반으로 합니다. 따라서 MC 기술이 도입되기 전 단말기는 800MHz만 사용하기 때문에, 광대역 LTE 서비스를 구현할 수 없는 것입니다.
LG유플러스도 올해 안에 광대역 LTE를 시작할 계획인데요, 다만 이번에 할당 받은 2.6GHz 주파수를 기반으로 광대역 LTE망을 구축합니다. 그런데 2.6GHz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현재 '갤럭시S4 LTE-A'와 'LG G2' 2종입니다. 다시 말해, LG유플러스가 지원하는 광대역 LTE 단말기는 현재 2종뿐입니다. 그 외의 단말기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 사용자라면 광대역 LTE를 즐길 수 없습니다.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해야 하는 것이지요.
Q. 그렇다면 ‘광대역 LTE-A’는 뭐죠? 실제 있는 서비스인가요?
최근 KT가 광고에서 '광대역 LTE-A'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사실 광대역 LTE-A란 기술 표준으로 정립되지 않은 단어입니다. 즉, KT가 임의적으로 붙인 마케팅 용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LTE 기술 표준은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라는 국제 표준화 단체에서 담당하고 있는데요, 광대역 LTE-A는 3GPP에서 규정하지 않은 용어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KT의 '광대역 LTE-A'라는 마케팅 용어가 소비자 혼란을 가중한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KT는 자사가 광대역 LTE를 제공하고, 이와 별도로 LTE-A를 상용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광대역 LTE-A'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광대역 LTE와 LTE-A를 동시에 사용하는 서비스는 없습니다. 또한 광대역 LTE와 LTE-A는 따로따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Q. CA 기술은 무엇인가요?
CA(Carrier Aggregation, 주파수 집성 기술)는 서로 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한데 묶어주는 기술을 뜻합니다. 이동통신사들은 각각 주파수를 할당받는 과정에서 서로 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주파수는 따로따로 쓰는 것보다는 붙여서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한 개의 도로만 이용하는 것보다는 여러 개의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니까요. 이렇게 서로 떨어져 있는 주파수를 묶기 위해 CA 기술이 필요한 것입니다.
Q. MC 기술은 무엇인가요?
MC(Multi Carrier, 주파수 부하 분산 기술)는 두 개의 주파수 중 속도가 더 빠른 쪽의 주파수에 접속해 LTE 통신에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사용자가 몰릴 경우 인터넷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데요, 그럴 때 사람이 덜 몰리는 주파수를 사용하도록 해서 트래픽을 분산시키는 거죠. 고속도로에 비유하면, 2개의 고속도로 중 통행량이 적은 고속도로를 사용하도록 도와주는 교통 안내원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대구까지 가는 고속도로가 2개라고 가정합시다. 만약 B도로에는 자동차가 없는데 A도로에만 자동차가 몰려 있다면, A도로에 있는 사람들은 교통 체증으로 불편을 겪겠죠? MC 기술은 A도로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B도로를 이용하도록 바꿔서 교통 체증을 해결, 좀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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