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CJ대한통운 가산동터미널에서 만난 서동연 구로지점장은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들어오는 사과 상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사과는 대표적인 추석 선물 중 하나이지만 이날은 쉽게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50∼100cm 간격을 두고 쏟아져 나오는 택배 상자 대부분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20kg짜리 쌀 포대나 비누세트 등이었다.
서 지점장은 “보관 기간이 짧은 과일 특성상 추석 1주일 전에 과일 선물세트 물량이 몰린다고는 하지만 올해처럼 적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가격 부담이 큰 과일이나 육류 대신 비누세트 같은 공업용품 배송 주문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방사능 문제로 수산물 배송은 더욱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과일 상자는 줄었지만 이날도 분류 작업장의 컨베이어 벨트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추석 특별 수송 기간 3일째를 맞은 이날 CJ대한통운 가산동터미널의 하루는 평소보다 1시간 이른 오전 6시에 시작됐다. 15∼20% 늘어나는 물량을 제때 소화하기 위해서는 분류 작업을 최대한 앞당겨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 지점장은 “가산터미널의 경우 특별 수송 기간 하루 평균 배송량은 5만2000여 상자로 평소(4만5000여 상자)보다 7000여 상자 많다”고 설명했다.
물량이 급증하는 특별 수송 기간에는 차량 내 상자 배치도 택배 기사들의 고민거리다. 택배 상자를 차에 실을 때는 배송 동선, 물품 크기, 차량의 좌우 무게 균형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데 그 양이 늘어날수록 배치 작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택배 기사 이성호 씨는 “부피 자체가 큰 데다 손상 위험도 큰 과일 배송이 줄어든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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