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순위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1위부터 4위까지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를 정도로 촘촘하게 늘어서 있다.
LG 김기태 감독은 8일 잠실 삼성전에 앞서 ‘세 갈래 길(한국시리즈 직행·플레이오프 직행·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서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 “네 갈래 길”이라고 되받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의미. 그러나 최악의 경우는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LG의 꿈도 한국시리즈 직행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치고 나가면 고지가 보일 법도 하지만, ‘깔딱고개’를 넘어가듯 힘겹기만 하다.
취재진이 김 감독에게 ‘한 달 동안 삼성하고 딱 붙어있다. 왜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느냐’는 짓궂은 질문을 거듭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한마디를 던졌다. “노는 열심히 젓고 있어요. 그런데 배가 앞으로 안 나가네.” 순간 덕아웃에 폭소가 터졌다. 김 감독은 자신이 생각해도 기막힌 비유라고 생각했는지 “괜찮았어요?”라고 되물으며 웃었다. 그러면서 “조정경기 보면 다들 죽을힘을 다해 노를 젓는데, (엄지와 검지를 벌리면서) 이 만큼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 않느냐. 딱 그런 상황이다.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다. 상위팀도 하위팀도 마지막이라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치고 나가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