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원서접수 2015년부터는 대교협이 맡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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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비 절감… 기존 대행업체 반발

해마다 9월 모의평가가 끝나면 대학원서 접수 대행 업체인 진학사와 유웨이중앙교육이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0위 안에 올랐다. 수시원서를 내려는 수험생들이 포털 사이트에서 집중 검색한 결과였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최근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 방안 시안’을 발표하면서 2016학년도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구축하는 한국형 대학 원서접수시스템이 원서 접수 업무를 처리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입 원서접수 시장을 양분해 온 두 업체는 이 시스템이 수험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함이 있는 데다 정부가 원서접수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당초 약속을 어겼으므로 소송까지 제기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1999년 최초로 인터넷 원서접수를 도입한 두 업체는 전국 310개 이상의 4년제 및 2, 3년제 대학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관련 종사자는 400명이며 대입 원서접수 대행으로 얻은 수익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한다. 대입원서접수시스템이 가동하면 수입 규모 축소와 회사 가치 하락이 불을 보듯 분명해진다.

교육부는 영국의 원서접수시스템인 ‘UCAS(University & College Admission Service·대학입학공동관리위원회)’를 모델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UCAS는 대학 지원 준비 단계부터 합격 이후 서비스까지 일괄적으로 지원한다. 2016학년도에는 4년제 대학 원서접수를, 2017학년도 이후에는 원서접수뿐만 아니라 합격자 일괄 발표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 구축 용역 업체와 계약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원서접수 절차의 통합·간소화를 통해 원서접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교육부는 설명한다. 현재 수시전형 때 최대 6개 대학에 지원하면 6차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대학들을 선택한 뒤 한꺼번에 지원하면 되므로 한 번만 수수료를 내면 된다. 현재 1건당 전형수수료는 5000원이다.

하지만 진학사와 유웨이중앙교육은 이 시스템이 수험생의 선택권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험생은 대학 지원 시점에 지원하는 대학 중 실제 등록할 대학의 우선순위를 매겨 제출해야 한다. 업체 관계자는 “수험생이 여러 대학에 중복 합격했을 때 최종합격자 일괄 자동 발표 시스템이 정해 주는 대학에 무조건 등록해야 한다”며 “최초 선택한 우선순위를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대학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이 중복 합격으로 어느 대학을 포기하면 대학에서 추가 합격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통보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라며 “수험생의 자유의지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 남은 기간에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두 업체는 “2010년 정부가 원서접수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대교협과 계약한 마당에 이제 와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정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회사에 손실을 미치게 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학부모와 다수 대학이 지지하는 방안이고 정부가 일을 맡았을 때의 장점도 많아 대의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대학원서#접수 대행#한국형 대학 원서접수시스템#진학사#유웨이중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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