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력 강한 사람은 보다 이타적으로 행동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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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력의 재발견’ 저자 美 로이 바우마이스터 교수 내한

의지력 연구의 대가인 로이 바우마이스터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는 최신 연구에서 의지력이 신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자기절제를 잘하는 사람은 타인을 더 잘 믿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의지력이 고갈된 상태에서는 특별한 관계가 아닌 이상 타인을 덜 믿는다”고 설명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의지력 연구의 대가인 로이 바우마이스터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는 최신 연구에서 의지력이 신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자기절제를 잘하는 사람은 타인을 더 잘 믿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의지력이 고갈된 상태에서는 특별한 관계가 아닌 이상 타인을 덜 믿는다”고 설명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의지력(willpower)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 유익한 덕목입니다. 의지력은 개인의 행복감을 높이며 규칙을 잘 지키게 하고 사람들 사이에 신뢰를 높여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듭니다.”

경쟁적인 한국사회에서 의지력이란 대개 좋은 성적을 받거나 일에서 성공하기 위해 힘들지만 참고 견뎌야 하는 인내의 덕목으로 간주된다. 또 어린 시절 교사로부터 의지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사람은 성인이 돼서도 스스로 ‘난 의지력이 부족하니까…’라며 체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회심리학의 권위자인 로이 바우마이스터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60)는 의지력이 개인의 행복감을 키워줄 뿐 아니라 후천적 연습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국내에 번역 출간된 그의 저서 ‘의지력의 재발견’(에코리브르)에서 그는 자기절제(self-control)를 위해 생각, 감정, 충동, 수행을 조절하는 힘인 의지력이 노력을 통해 강화될 수 있음을 다양한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증명했다. 의지력은 근육처럼 한꺼번에 많이 사용하면 지치지만 장기간에 걸친 훈련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것.

한국심리학회와 한국건강심리학회의 초청으로 처음 내한한 바우마이스터 교수를 21일 서울 반포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의지력이 어떻게 행복감을 높이나.

“자기절제를 잘 못하는 사람은 음주, 마약, 싸움, 부적절한 성관계에 유혹당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는 나중에 나쁜 결과를 낳아 불행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반면에 자기절제를 잘하는 사람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 자체를 피한다. 이런 습관은 삶이 순조롭게 흘러가도록 돕는다. 이는 삶에 대한 전반적 만족감, 즉 행복으로 이어진다.”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한국은 자기절제를 미덕으로 본다. 문화에 따라 의지력도 달라지나.

“의지력은 주로 신체와 두뇌에서 나오는데 문화도 일정 부분 자기절제를 촉진할 수 있다. 한국에서 지난 수십 년간 경제적 문화적으로 빠르게 성장한 것은 자기절제를 좋게 보는 문화 때문이라고 본다.”

―의지력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나.

“감정은 신체 컨디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신체 상황을 변화시킴으로써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진정하기 위해 적당히 술을 마신다든지…. 또 기분을 좋게 하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면 된다.”

―의지력을 높이는 방법을 조언한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다. 화장실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원치 않는 통화를 하는 것은 모두 의지력을 소비하므로 다른 중요한 일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새해 목표를 너무 많이 세우는 것은 좋지 않다. 새해 결심이 5가지라면 한꺼번에 시도하기보다 가장 쉬운 목표를 먼저 실천하고, 그게 성공하면 향상된 의지력을 바탕으로 두 번째 목표를 시도하라.”

―당신은 의지력이 강한 사람은 이타적이라고 밝혔는데….

“인간은 천성적으로 이기적이다. 동물을 봐라. 가족이 아닌 이상 다른 동물과 먹이를 나눠 먹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절제를 한다. 따라서 의지력이 강한 사람은 보다 이타적으로 행동한다.”

―개인적으로 의지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인간의 면역체계는 의지력과 동일한 에너지를 사용한다. 따라서 몸이 아플 땐 일하거나 책을 보는 대신에 숙면을 취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의지력#의지력의 재발견#로이 바우마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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