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 이야기…여기가 낙원일까? 고갱 ‘타이티의 길’

  • 우먼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3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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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봐도 너무나 이국적이고 잠시라도 머물고 싶은 신비로운 풍경을 소개합니다. 눈부시도록 짙은 초록 속에 원시적 기운이 그대로 전달되는 자연,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 바라볼수록 강력한 기운이 그림 속 어딘가로 나를 빨아들입니다.

지금도 타이티는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휴양지이지만, 고갱이 타이티를 찾은 게 100여 년 전이니 당시에는 얼마나 원초적인 세계였을지 짐작이 갑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어서 프랑스를 떠나 60여일의 긴 항해 끝에 타이티에 도착한 고갱. 그가 주식중개인이라는 직업을 버리고 이 신비의 땅에서 얻은 건 무엇일까요?
“여인의 맨발을 보면 나도 맨발이 된다. 햇빛을 머금은 나무 향기를 맡으며 맨발로 온 들을 거닐었다”

고갱이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 번 그림을 바라보며 발끝에서부터 전달되는 자연의 촉감을 느껴봅니다. 시간을 잊은 듯 마루 끝에 앉아 있는 여인,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 코앞에 보이는 크고 웅장한 산과 길, 하늘 모두 자연의 품속에서 하나가 되어 있네요. 새삼 우리가 자연에 얼마나 목말라있는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 얼마나 큰 힐링이 되는지 깨닫게 됩니다. 눈을 두는 곳마다 자연이 펼쳐지고 새소리, 물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이런 곳에서 내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고 싶어집니다.

글·이지현(‘예술에 주술을 걸다’ 저자)

글쓴이 이지현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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