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맛보는 할랄푸드 원더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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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음식문화에 빠진 한국

국내 유일의 불가리아 음식 전문점 ‘젤렌’의 인기 메뉴인 불가리아식 오징어순대(왼쪽 사진)와 서울 플라자호텔이 최근 선보인 각국의 대표 음식들. 오른쪽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호무스(요르단 음식), 세비체(페루), 그리크 샐러드(그리스), 파히타(멕시코). 젤렌·서울플라자호텔 제공
국내 유일의 불가리아 음식 전문점 ‘젤렌’의 인기 메뉴인 불가리아식 오징어순대(왼쪽 사진)와 서울 플라자호텔이 최근 선보인 각국의 대표 음식들. 오른쪽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호무스(요르단 음식), 세비체(페루), 그리크 샐러드(그리스), 파히타(멕시코). 젤렌·서울플라자호텔 제공
미국 뉴욕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다솜 씨(24)는 방학 때마다 한국에 들러 ‘세계 맛 탐방’을 즐긴다. 특히 할랄푸드(이슬람 율법에 따라 가공 처리된 음식) 마니아인 그는 서울 이태원과 홍익대 부근에 새로 생긴 할랄푸드 전문 레스토랑을 자주 찾는다. 이 씨는 “이민자가 많은 뉴욕의 레스토랑보다 현지 음식에 가까운 맛을 내는 식당이 많아 외국인 친구들이 감탄할 정도”라고 말했다.

해외여행을 경험한 한국인과 외국인 관광객 및 체류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외식업계에 다국적 음식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전에는 외국 음식이라도 한국식으로 살짝 바꾼 퓨전식이 많았으나 최근 유행은 외국 음식을 현지의 맛과 최대한 가깝게 재현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많은 음식점이 해외 현지에서 식자재를 들여온다. 게다가 태국이나 인도 등 이미 많이 알려진 곳 이외의 다양한 지역(중동, 동유럽, 중앙아시아 등) 요리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다국적 음식으로는 굴라시(헝가리식 육개장), 얌(나이지리아 떡), 캥거루꼬리 요리(호주), 세비체(페루 생선요리) 등이 있다.

2007년 이태원에 문을 연 국내 유일의 불가리아 음식점 ‘젤렌’의 노준호 매니저는 “7∼8년 전만 해도 동유럽권 외국인 손님들이 주로 찾았지만 지난해부터는 전체 손님의 60% 정도로 한국인이 늘었다”며 “한국 입맛에 낯선 향신료가 들어간 팔내니추시키(피망 요리)도 이제는 한국인이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불가리아인 셰프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2011년 한남동에도 2호점을 냈다.

1997년 서울 이태원에 ‘타이 오키드’라는 태국음식점이 처음 들어선 후 이태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다국적 현지 음식 식당은 현재 서울 홍익대 앞과 한남동, 대학로, 가로수길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뉴욕 파리 같은 ‘푸드 메트로폴리탄 시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많은 경기 평택시 평택국제중앙시장에도 아프리카, 브라질, 필리핀 등의 현지 음식을 판매하는 거리가 조성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국내 외국 음식점 사업체(회사) 수는 1177개에 이른다. 이는 2007년(537개)의 두 배 수준이다. 한국레스토랑평가 서적인 ‘블루리본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 있는 개인 운영 레스토랑 1487개 중 ‘현지 스타일 제3세계 음식’(에스닉 푸드) 전문점은 모두 75개로 5%를 차지한다.

외식업체나 식품업체들도 해외 현지 식재료를 이용한 이색 음식들을 내놓고 있다. 서울 플라자호텔은 최근 뷔페 ‘세븐스퀘어’에서 현지 조리법 그대로 만든, 요르단과 이스라엘 등 27개국의 대표 음식을 선보였다. 외식 프랜차이즈 음식점 ‘빕스’는 파에야와 스패니시 플래터 등 스페인 음식을 올해 처음으로 메뉴에 포함시켰다.

한편 양꼬치(중국)와 쌀국수(베트남), 플롭(우즈베키스탄 볶음밥) 등을 취급하는 외국인 경영 식당들도 최근 몇 년 새 국내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런 식당들은 원래 외국인 노동자 등을 주 고객으로 했으나 요즘은 한국인이 더 많이 찾는 편이다. 특히 양꼬치는 대학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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