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너의 목소리가 들려’ 인기 비결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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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일 07시 00분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인기를 이끈 주인공 이종석. 올해 1월 방송한 드라마 ‘학교 2013’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사진제공|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인기를 이끈 주인공 이종석. 올해 1월 방송한 드라마 ‘학교 2013’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사진제공|SBS
1. 대세로 떠오른 이종석
- 누나팬들 목소리도 들었니?

2. 정웅인 악역의 재발견

- 칭찬 받는 살인마 처음이야

3. 법정+로맨스+판타지
- 복잡한 장르의 절묘한 조화 !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출연배우들 조차 기대하지 않았다.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주연을 맡은 이보영·이종석·윤상현은 방송 전인 5월29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8%를 넘기면 춤을 추겠다”는 공약까지 내걸며 소박한 꿈을 드러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이상, 상상초월이었다. 1일 종영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연출 조수원)는 지상파 방송3사에서 평일 밤 방송하는 드라마 가운데 유일하게 시청률 25%를 넘기며 매회 화제를 모았다. 인기에 힘입어 2회 연장까지 하고, 출연배우와 제작진 모두 해외여행을 보너스로 약속받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미운 오리’에서 화려한 ‘백조’로 만든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 “새로운 스타의 탄생” 이종석의 힘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단언컨대’, 흥행의 1등 공신은 이종석이다. 전작 KBS 2TV 드라마 ‘학교 2013’에서 그의 가능성을 인정받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잘 해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초반엔 ‘반항아 고등학생’을 잇달아 연기하는 바람에 시청자들의 몰입도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종석은 보란 듯이 30∼40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극중 이종석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 소년 박수하를 연기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받은 정신적 충격을 이보영과 만나면서 치유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연기해 호평 받았다. 특히 ‘연상녀’ 이보영과의 연기 궁합이 인상적이었다. 이보영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사랑’과 ‘백허그’ ‘손바닥 키스’ 등으로 애절한 사랑을 잘 표현했다.

이종석은 이 드라마를 통해 각종 드라마와 영화, 광고계의 뜨거운 구애를 받으며 올해 가장 주목받은 연기자로 떠올랐다.


정웅인. 사진제공|SBS
정웅인. 사진제공|SBS

● “악역도 칭찬 받는다” 정웅인의 재발견

이종석을 돋보이게 한 정웅인도 흥행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극중 살인자 민준국 역을 맡은 정웅인은 이종석과 이보영을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인기도 함께 올라갔다. 자신이 살기 위해 거짓말은 기본이고 연쇄살인까지 서슴지 않은 악역 연기로 ‘정웅인의 재발견’이라는 칭찬까지 받았다.

또한 소름끼치게 악랄해질수록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잘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동시에 그동안 코믹 영화로 굳어진 ‘웃기는 배우’의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데도 성공했다. ‘나쁜 놈’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건 정웅인이 처음이다. 비굴한 웃음 뒤에 감춰진 이중적인 표정연기가 제대로 빛을 발한 것이다. 드라마 방송 이전과 달라진 인기에 정웅인은 현재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출연 섭외를 받으며 높아진 몸값을 실감하고 있다.

● “복잡한 장르도 되는 건 된다” 법정·로맨스·판타지의 어울림

방송 전 흥행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것 중 하나는 복잡한 장르였다. 드라마는 ‘법정 로맨스 판타지’라는 낯선 장르를 표방했다.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장르라 산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복합적 장르가 잘 될 수 있을지 걱정을 사기도 했지만, 이 역시 예상을 빗나갔다.

법정을 주요 배경으로, 국선변호사인 이보영과 고등학생 이종석의 로맨스, 현대극에 어울리지 않는 초능력이라는 판타지 소재를 맛깔나게 버무렸다. 여기에 ‘쌍둥이 살인사건’ 등 국내외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차용하면서 사실감과 긴장감을 높였다.

연출을 맡은 조수원 PD는 “실제 사건을 기본이 되어 구성도 탄탄해 리얼리티가 살아났고, 거듭된 반전도 인기 요인이었던 것 같다.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호연 등이 삼박자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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