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의 ‘놀라운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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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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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전선에 이상 없다.’

CJ GLS와 CJ대한통운이 하나로 합쳐져 출범한 통합 CJ대한통운이 다음 달 1일로 합병 한 달을 맞게 된다. 육상 운송과 택배, 해운항만 분야 국내 1위인 기존 CJ대한통운과 물류컨설팅 및 해외물류 분야 국내 1위였던 CJ GLS의 통합은 물류업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았다.

29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구체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인수 후 통합작업에 대한 회사 안의 평가는 일단 ‘순조롭다’로 요약할 수 있다.

대한통운은 2011년 CJ그룹에 매각될 때만 해도 노조가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며 실사작업 저지를 시도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인수의 최종단계인 회사 통합과정에서는 별다른 반발이 없었고 합병 과정에서 흔히 벌어지는 ‘기 싸움’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내부에서는 CJ그룹의 ‘로키(low-key·저자세)’ 전략과 철저한 사전 준비가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통합 CJ대한통운은 회사 이름도 옛 CJ대한통운이 써오던 사명을 그대로 썼다. 또 본사 사옥도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CJ대한통운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최고경영자를 두 회사 중 한 회사 출신이 아닌 외부 출신인 이채욱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한 배경에도 두 회사 직원의 감정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 이 부회장은 GE코리아 회장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내 물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CJ그룹은 최종 통합에 앞서 CJ GLS를 지난해 5월 CJ대한통운 사옥으로 이전해 1년 동안 서로 얼굴을 익히게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맡는 사람끼리 1박 2일 워크숍을 가게 했고 올해 1월부터는 같은 업무부서는 한 사무실 안에서 근무하면서 서로 용어와 업무스타일을 배우도록 했다.

옛 대한통운 시절부터 회사를 다녔던 한 간부급 직원은 “무엇보다 CJ그룹이 지난해 ‘CJ대한통운을 2020년까지 매출 25조 원을 올리는 글로벌 톱5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게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옛 대한통운 직원들 사이에 ‘우리는 건실한 회사였는데 법정관리를 겪고 모기업이 2번이나 바뀌면서 사업 확장기회를 놓쳤다’는 박탈감이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한 대한통운 출신 직원은 “CJ그룹 직원으로 영화관이나 식당 등 CJ그룹 계열 매장을 이용하면서 CJ그룹에 대한 소속감이 많이 높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대한통운#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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