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공기업]환경이 곧 안전, 안전이 곧 ‘백년가는 기업’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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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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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2010년 4월 멕시코만에서 대규모 폭발 사고가 있었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딥워터호라이즌 시추선이 폭발하면서 멕시코만 일대에 이후 3개월 동안 400만 배럴이 넘는 원유가 유출됐다. 당시 작업인부 10여명이 사망했고, 기름으로 오염된 바다의 크기는 한반도의 크기와 맞먹을 정도였다. 펠리컨, 흰물떼새, 바다거북 등이 기름을 뒤집어쓴 채 죽어갔고, ‘환경 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BP는 안전 관리 미비 및 부실 대처에 책임이 있다며 미국 법무부와 멕시코만 일대의 주정부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3년이 지난 올해 2월 첫 공판이 열렸고, BP의 책임이 인정되면 최고 1760억 달러(약 190조 원)의 벌금을 BP사는 내야한다. 이미 BP사는 기름 유출사고에 대한 벌금과 보상 등으로 320억 달러(약 35조 원)를 지불한 터라 추가 벌금을 내면 기업의 존립이 흔들릴 수도 있다.

“그 사고를 계기로 우리 같은 석유업계에서는 안전한 작업환경을 확보하는 문제가 ‘선택’이 아니라 회사의 존립이 걸린 ‘필수요소’라는 걸 심각하게 깨달았습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의 말이다.

기업의 안전관리가 기업 생존과 직결

바야흐로 기업의 윤리적 책임이 한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고 지구 환경까지 파괴할 수 있는 시대를 맞았다. 안전관리가 기업이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기업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

한국석유공사는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국내외 사업장의 안전지수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안전환경전담관리조직을 신설해 ‘건강·안전·환경·품질(HSEQ)’ 시스템 관리를 전담하도록 했다.

비축기지, 시추선, 석유개발 현장 각각에 맞게 안전관리를 하는 게 목표다. 석유 비축기지의 경우 SAFE(System Advancement·Ace Training·Facility Improvement·Emergency Responce) 안전경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 전까지 일일이 손으로 기록했던 공정안전관리제도를 2011년부터는 전산화했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위험물 화재진압을 해외에 위탁시켜 훈련시켰다. 이미 9개 석유비축기지는 11년 연속 무재해를 달성한 상황.

석유개발사업장의 안전관리는 특히 중요하다. 멕시코만 사고 이후 국제적으로 시추작업 현장의 안전관리 규정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

이를 위해 시추 현장에 HSE 통합관리 체계를 도입했고, 해외 석유개발 HSE 전문가를 고용해 안전관리 문화 정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 사업장에서 사고로, 자연재해로 발생할 수 있는 기름유출, 화재, 폭발사고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습하기 위해 24시간 연락망을 갖추고 대비체제를 마련하고 있다.

비축지사 및 건설사무소, 가스전 등 사업장별 재해유형에 따라 교육 등 예방활동도 활발하다. 자체 비상대응 조직을 운영하면서 안전교육, 소방훈련, 해양오염 방제훈련을 반복 실시하고 있다. 소방서, 정유사, 해양경찰서 등과 유사시 인력 및 장비를 지원하는 ‘비상사태 공동 대응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환경이 미래다

안전을 위해 친환경 작업환경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석유업계의 안전은 환경오염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친환경 비축기지를 운영하기 위해 기지의 환경저해 요소를 모니터링 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있다.

외부 전문가들에게 점검을 의뢰할 뿐만 아니라 내부 심사를 강화해 만의 하나 있을 수 있는 결점을 미리 발견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2011년에는 외부 점검을 받아 157건을 시정조치 했고, 내부 심사로 53건의 개선권고사항을 짚어내기도 했다.

한국석유공사가 환경 분야에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수십 억∼백 억 원 단위다. 2009년 46억 원에 이어 2010년 104억원, 2011년 38억 원 등을 환경 분야에 투자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2010년에는 울산기지가 추가로 건설되면서 대기 오염물질 및 폐수 관리시설과 장비를 새로 설치하느라 비용이 늘었다”며 “이런 신규 투자비용을 빼고도 매년 수십 억 원대를 환경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전 사업장의 시설과 장비를 친환경적으로 개선하고, 사업장 안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최소화하고 있다. 앞으로 온실가스, 오염물질을 줄이고, 줄이는 상황을 주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대기 환경 분야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사업장별로 환경 담당자가 주관해 개별 교육도 실시한다. 동해-1 가스생산 사업장과 시추선에는 직원과 직무별로 HSE 업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 훈련을 실시하기도 한다. 지난해 6월에는 국내외 사업장의 석유개발 분야 HSE 리더들이 참가하는 콘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친환경 설비를 개선하고 의식을 높이면서 전 직원들 사이 환경이 곧 안전이며 안전이 곧 ‘백년 가는 기업’을 만든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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