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새 총리에 46세 레타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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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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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1당 민주당 소속 온건파… 자유국민당과 좌우 대연정 추진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이 24일 엔리코 레타 민주당 부대표(46·사진)를 새 총리로 지명했다. 레타 총리 지명자는 나폴리타노 대통령으로부터 새 정부 구성을 위임받았다.

지난주 재선된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2월 총선에서 1당이 된 민주당 출신 레타 부대표를 총리로 지명함에 따라 두 달 동안 새 정부를 출범시키지 못한 채 혼란을 거듭해온 이탈리아 정국이 수습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레타 지명자는 중도좌파 민주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원내 2당 중도 우파 자유국민당의 대연정 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 온건파로 분류되는 레타 총리 지명자는 나폴리타노 대통령,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협의해 각료를 지명한 뒤 이번 주말 의회에 새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를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주말 민주당과 자유국민당, 현 마리오 몬티 총리가 이끄는 중도연합은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지명하는 총리를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레타 지명자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의 긴축정책은 과도하다”며 경기 부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자유국민당의 레나토 브루네타 원내 대표는 “몬티 정부가 부과한 주택세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레타 내각을 지지하지 않겠다”며 “자유국민당은 민주당의 정책에 사안별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연정이 출범하더라도 난관이 적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1당이 됐지만 상원에서는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고 3당이 된 ‘5성운동’이 모든 연정 참여를 거부함에 따라 새 정부가 출범하지 못한 채 혼란을 거듭해왔다.

레타 지명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로 젊은 총리로, 젊은 나이에도 풍부한 공직 경험을 가진 친(親)유럽 성향의 온건파 정치인이다. 그는 자유국민당과 연정을 거부한 피에를루이지 베르사니 민주당 대표가 20일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총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오른팔 역할을 오랫동안 해온 잔니 레타의 조카다. 그는 1998년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인 32세로 유럽장관을 맡는 등 다양한 공직을 역임했다.

피사대 정치학과를 졸업해 재무부의 유럽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일했고, 2001년 산트안나대에서 유럽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에는 2003년까지 카타네오 자유대에서 교수를 지냈다. 산업장관(1999∼2000년), 산업무역장관(2000∼2001년) 등을 지냈고 2004년까지 하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이탈리아#레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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