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무인운전 모노레일 안전성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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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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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철도 3호선 내년 개통 예정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무인운전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북구 만평 사거리에 건설된 사장교와 궤도.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무인운전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북구 만평 사거리에 건설된 사장교와 궤도.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저 높이에서 갑자기 멈추면 어떻게 하죠.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22일 대구 북구 노원동 만평 사거리. 지상에서 20여 m 높이에 설치된 모노레일(선로가 하나인 철도) 궤도를 본 김정수 씨(47)는 “기관사가 없으면 아무래도 불안하다. 첨단 장치라고 해도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기관사 없는 무인자동운전 계획을 밝힌 가운데 시민단체와 지하철노조 등은 “무인운전을 해도 좋을 만큼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며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3호선을 달릴 모노레일 차량은 폭 2.9m, 길이 15.1m이며 1편성(차량 3대 연결) 길이는 46.2m이다. 지상 7∼29m 높이의 선로를 승무원 없이 시속 50∼70km로 운행할 예정이다. 정원은 265명이며 10월부터 궤도(선로) 주행시험에 들어간다. 연말까지 영업운전시험을 마친 뒤 내년 12월 개통할 계획이다. 모노레일이 운행되는 직선 및 곡선 궤도(폭 85cm, 높이 180cm)는 6월 말까지 전 구간에 설치된다. 현재 전체 공정은 70%.

도시철도건설본부는 무인운전 도입에 대해 △종합통제실 차량제어 시스템 발달 △무리한 운전과 가·감속 방지로 수명 연장 △인건비 등 예산 절감 등을 꼽는다. 시스템이 정착될 때까지 운행 초기에는 안전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승객 추락사고 방지를 위해 모든 정거장에는 스크린도어(안전문)를 설치하고 모노레일 내에 화재와 비상상황에 대처할 안전요원 1, 2명을 탑승시킬 계획이다. 모노레일 앞뒤 양쪽에 비상탈출장치(스파이럴 슈터) 4곳을 설치해 비상시에 승객이 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할 예정.

최대 풍속 초속 70m에도 차량이 넘어지지 않고 리히터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돼 안전성이 충분하다는 게 건설본부 측 설명이다. 유경수 차량신호과장은 “모노레일이 고장날 경우 뒤따르는 차량이 밀고 가서 인근 정거장에 승객을 대피시키는 기능도 갖춘다. 정거장 간 거리가 평균 800m이고 2분 내에 도착하기 때문에 비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은 완벽한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 관계자는 “10년 전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겪어 시민들이 무인운전을 불안해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매주 금요일 동성로에서 이를 위한 시민 서명을 받고 있다. 북구 주민으로 구성된 ‘안전한 3호선 만들기 강북주민모임’의 조명래 대표는 “아무리 첨단 설비라도 1%의 실수나 오류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3호선 안전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지하철노조도 무인운전에 부정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모노레일이 20km 장거리를 무인 운전하는 사례는 국내에 없다. 안전요원 배치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용모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의정부와 부산 경전철도 무인 운행한다. 3호선 개통 전까지 성능과 안전에 이상이 없도록 시스템을 정밀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도시철도 3호선#모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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