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40대팬 “새벽 4시30분에 받은 번호표, 100번째 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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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4일 07시 00분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조용필 19집 헬로(hello) 발매 기념 프리미어 쇼케이스에 참석하기 위해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올림픽공원|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조용필 19집 헬로(hello) 발매 기념 프리미어 쇼케이스에 참석하기 위해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올림픽공원|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조용필 친필사인 한정판 ‘헬로’ 출시현장

“우리 미친 것 같죠?”

23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서린동 영풍문고 앞. 사람들의 긴 행렬이 건물을 에워쌌다. 상당수는 중년의 남녀들. 이들은 조용필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한정판 정규 19집 ‘헬로’를 구입하기 위해 새벽 2시부터 이 곳에 나와 행렬을 이뤘고 선착순 500명의 손에는 ‘행운의 번호표’가 들려 있었다.

44세의 박모 씨는 “새벽 4시30분에 도착했다. 1번표를 받을 줄 알았는데 이미 100명이 넘었더라. 바로 이게 ‘오빠’의 힘이다. 팬으로서 너무 자랑스럽다. 싸이를 이겨 솔직히 미안하지만 현재 팬들은 로이킴을 견제하고 있다”며 조용필의 힘을 자랑했다. 로이킴은 ‘봄봄봄’으로 이날 오전까지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성 서모(42)씨는 “직접 세션한 음악을 들으니 지쳐있던 귀가 힐링됐다. 음원이 장악한 가요계 구조 속에서 당당히 앨범을 냈다. 좋은 음악은 대중이 반드시 알아준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아이돌 음악으로 편향된 가요계가 조용필로 인해 균형이 잡혔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조용필 19집 헬로(hello) 발매 기념 프리미어 쇼케이스에서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서울올림픽공원|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조용필 19집 헬로(hello) 발매 기념 프리미어 쇼케이스에서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서울올림픽공원|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중년층만이 아니었다. 30대 초반의 한 남성은 “후크송으로 가득한 아이돌 음악만 듣다 조용필 ‘형님’의 음악을 들으니 신선하다. 젊은층이 듣기에도 매력적이다”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팬들도 많았다. 무박 3일 일정으로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한 여성(45)은 “‘바운스’를 듣는 순간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며 “감격스럽고 행복하다. 팬들의 믿음을 음악으로 보답해줬다. 오빠의 가치가 정말 높고 흡입력이 크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천안에 사는 40대 한모 씨는 “하루 종일 하늘을 떠다니는 기분이다”면서 “사실 자식 키우고 가사에 시달리다보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데 우리 삶의 활력소다”며 뿌듯해 했다.

팬들은 쉴 새 없이 조용필 자랑을 하더니 뒤늦게 쑥스러운지 “우리 미친 것 같죠?”라고 웃으며 음반을 들고 자리를 떠났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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