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베이스볼] 왜 진명호만 세게 벌해?…속상한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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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3일 07시 00분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페넌트레이스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쌀쌀한 날씨와 한화, NC 등 전력이 떨어지는 두 팀 탓에 지난해보다 관중석은 부쩍 한산해진 모습이지만, 봄날이 오면 야구열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는 긍정적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야구계의 뒷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톡톡(Talk Talk) 베이스볼’, 이번에는 지난 주 롯데 투수 진명호에게 내려진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의 징계로 시작합니다.

진명호 위협구 징계 고무줄 잣대 논란

○…롯데 진명호가 18일 사직 넥센전에서 두 차례 위협구를 던졌다는 이유로 퇴장 조치를 당했죠. 이후 진명호는 KBO 상벌위로부터 벌금 100만원과 5경기 출장정지 징계조치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두산 홍성흔은 경기 중 삼진 판정에 불만을 품고 방망이를 집어던진 뒤 구심과 ‘배치기’를 해서 퇴장 당한 뒤 벌금 100만원의 벌칙만 받았죠. 롯데는 이미 판결이 내려진 상황에서 대놓고 말은 하지 못하지만 ‘왜 우리만?’이라는 심정인 것 같습니다. ‘죄질’로 따지면 진명호는 ‘덜 과격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죠. 상벌위 측은 “홍성흔은 우발적이었던 반면 진명호는 1차 경고를 줬는데도 다시 위협구를 던졌다”고 중징계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홍성흔 사건 당시 ‘솜방망이 제재’였다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상벌위가 진명호를 가중 처벌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야구계 일각에선 ‘상벌위를 벌하라’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입니다.

NC 노성호, 송신영 보내며 눈물 펑펑

○…NC 신인투수 노성호는 체격은 듬직해도 얼굴과 말투는 아직 앳된 소년입니다. 그런 그가 며칠 전 펑펑 눈물을 쏟았다고 합니다. 팀 선배였던 송신영이 친정팀 넥센으로 다시 트레이드됐다는 소식을 들어서입니다. 처음 프로에 발을 디딘 노성호에게 송신영은 멘토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말 돗토리 재활캠프부터 함께 했고, 스프링캠프에서 더 정을 많이 쌓았답니다. 노성호는 “송신영 선배가 늘 저를 ‘앵그리’라고 부르셨는데, 집에 불러서 치킨도 사주시고 마운드에서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며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그렇게 울어본 건 처음”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게다가 노성호는 늘 송신영의 바로 옆자리에서 스트레칭을 했는데요.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였던 19일 목동 넥센전에서 트레이너가 장난으로 ‘앵그리’라고 부르자 자신도 모르게 “예, 선배님”하며 돌아봤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프로에서의 ‘첫 정’이라 더 깊게 남았나 봅니다. 송신영 역시 스마트폰 메신저 대화명에 ‘앵그리, 딸기(이재학), 태양(이태양), 바다표범(이민호) 힘내라’라고 적어 놓았네요. 노성호를 비롯한 NC의 영건들이 선배의 응원대로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NC-넥센전 “마치 청백전 보는 듯”

○…19일 목동에선 NC와 넥센의 시즌 첫 경기가 열렸죠. 양 팀간 트레이드 직후라 더 관심을 샀는데요. 경기 직전 넥센 프런트 한 명은 “마치 청백전을 보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짓더군요. NC에는 넥센 출신 선수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19일 경기 선발 이태양은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외야수 조평호는 2차 드래프트, 2루수 차화준, 포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지석훈과 좌익수 박정준은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잠시 2군으로 내려간 포수 허준도 넥센 출신입니다. 특히 송신영은 한화, LG, NC를 거쳐 다시 넥센 유니폼을 입었잖아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넥센 출신 선수들에게는 ‘현금 트레이드 의혹’이 꼬리처럼 따라붙었습니다. 하지만 구단 운영이 안정궤도에 올라간 뒤에는 한국프로야구가 그동안 외면했던 전력 극대화를 위한 트레이드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겨울 넥센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스프링캠프에서 제외됐다고, 시즌 개막을 2군에서 시작한다고 절대 실망하면 안 된다. 어디에서라도 열심히 하면 꼭 기회가 있다”고 말을 했었습니다. 넥센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2군 유망주들을 계속해서 NC로 트레이드했습니다. 선수들에게는 분명한 목적을 주고, 팀은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고, 프로야구 전체로도 전력이 균등해지는 모범사례라고 볼 수 있겠네요.

두산-한화 트레이드설의 진실은?

○…21일 잠실 한화-두산전을 앞두고 인터넷에는 난데없이 양 팀의 트레이드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2대1, 3대1 추측성 트레이드가 아니라 교환되는 선수들의 구체적 이름까지 거론되며 웹상을 뜨겁게 달궜는데요. 트레이드설에 힘이 실린 이유는 루머가 두산과 넥센의 ‘이성열-오재일’ 트레이드를 족집게처럼 맞췄던 한 네티즌으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이야기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양 팀 프런트들은 경기 전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취재진의 질문과 확인전화에 시달려야했습니다. 심지어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트레이드설을 부인했음에도, 네티즌들 사이에선 ‘트레이드 사실을 숨기려는 고도의 전략’이라는 얘기까지 나와 프런트들을 더욱 답답하게 했습니다. 두산 고위관계자는 “지금 팀 분위기가 좋은데 선수들을 내보내면 그게 이상한 것 아니겠냐”며 가슴을 쳤고, 한화 관계자도 “두산과는 트레이드 논의가 이미 끝난 것으로 아는데, 자꾸 얘기가 나와 우리도 의아한 상황이다. 뭔가 구체적인 얘기라도 나눈 게 있다면 설명이라도 할 텐데 그런 것도 아니라서 당혹스럽다”고 해명했습니다. 물론 트레이드는 불시에 진행될 수 있고 9개 구단의 문도 항상 열려있지만, 거론되는 선수들이 혹시나 받을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처럼 퍼뜨리는 일은 자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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