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색적인 바둑대회 하나가 팬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남녀 페어경기와 단체전을 기묘하게 뒤섞어 놓은 듯한 대회다. 이름하여 ‘2013 바둑nTV 팀서바이벌’. ‘국내 최초의 지명대진식 서바이벌기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대회방식을 소개하면 이렇다. 일단 만 50세 이상의 시니어 남자기사와 연령 제한이 없는 여자기사가 2인 1조를 이룬다. 두 팀이 대결을 벌이는데 서로 크로스대국을 한다. 즉 A팀의 남자는 B팀의 여자와, A팀의 여자는 B팀의 남자와 대결한다.
재미있는 것은 승패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두 판의 집 수 합으로 승패를 정한다. 대진방식도 추첨이 아니라 지명식이다. 승리를 거둔 팀이 출정팀 명단을 보고 만만하다고 생각되는 다음 상대팀을 지명하는 것이다. 2승을 거두면 결선에 진출하고, 2패를 하면 탈락하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한다. 두 판의 대국은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앉아 벌인다. 때문에 자신의 판 뿐만 아니라 옆자리에서 벌어지는 동료의 바둑 내용도 훤히 볼 수 있다. 이 점은 작전상 매우 중요하다. 넉넉히 이기고 있는데 옆자리 동료의 형세도 괜찮다면 슬슬 두어도 되기에 ‘문단속’에 나설 수 있다. 반면 동료의 형세가 나쁘다면 적당히 이겨봐야 집 수에서 모자라게 되므로 대마를 잡으러 가는 등 과감한 공격을 감행해야 한다.
현재 조훈현-오유진, 서능욱-이하진, 김동엽-윤지희 팀이 결선에 진출해 있는 상황. 박성수-박지연, 김성래-박소현 팀은 2패를 당해 일찌감치 탈락했다. 우승상금은 2000만원. 케이블방송 바둑TV에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11시에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