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선, 평양 →보스턴… 테러에 묻힌 북핵 이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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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관심 되돌리기 위해 추가도발 할 수도

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발 사건으로 한 달 이상 미국 정가와 언론을 달군 북한 문제가 잠시 뒤로 밀리는 형국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건 다음 날인 16일(현지 시간) NBC 방송 인터뷰 형식으로 미 행정부의 공식입장을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하는 가운데 북한의 의미 있는 조치 없이는 대화와 협상이 없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주요 방송들은 15일부터 뉴스의 대부분을 폭발 테러로 채우고 있다. CNN 등은 15일 북한의 대남 위협 사실을 간간이 보도했지만 16일부터는 북한 뉴스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미 정가와 여론이 당분간 국내 테러 문제에 몰두하면 의회와 행정부의 대북정책 집중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테러리스트와 테러를 지원하는 해외 ‘불량 국가’들에 대한 미국 내 보수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 행정부의 향후 북-미 대화 및 협상 여지도 크게 좁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북한은 ‘강경대치 국면’을 조성하고 미국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 ‘위기관리 국면’을 조성할 계획이었다면 이번 사건은 북한이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된 셈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은 스스로 운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다시 미국의 관심을 끌어오기 위해 4차 핵실험 같은 추가 도발을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17일 현재까지 이번 사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01년 미국의 9·11테러 당시 하루 만에 외무성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유엔 회원국으로서 모든 형태의 테러, 그리고 테러에 대한 어떤 지원도 반대하며 이 같은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이정은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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