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마라톤 폭탄테러]오바마 “범인 밝혀내 정의의 무게를 느끼게 해주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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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정부 수사역량 총동원 추적

“이 사건을 끝까지 파헤쳐 누가 왜 저질렀는지 밝혀내고 책임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는 상응한 정의의 무게를 느끼게 하겠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 사건이 발생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강력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 미 정부는 ‘단 한 점의 단서도 놓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자세로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15일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강력한 연쇄 폭발이 발생한 뒤 수사당국은 폐쇄회로(CC)TV 분석, 통화기록 입수, 불심검문, 비행금지구역 설정,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 다양한 수사기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수사를 총괄하는 미국연방수사국(FBI)은 사건 현장 근처에 설치돼 있던 모든 CCTV에 찍힌 동영상을 제출받아 범인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전했다. 현장 인근 전화기지국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 기록을 입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은 사건 발생 직후 추가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 사건 현장에서 반경 약 5.6km 이내에 항공기 비행을 금지했다가 비행 금지 범위를 반경 3.7km로 축소했다. 수사 당국은 원격장치를 이용한 추가 폭탄 공격을 막기 위해 이날 보스턴에서 휴대전화 사용도 한때 금지했다.

사건 현장 부근 버스 정류장은 일시 폐쇄됐으며 거리에서는 시민들을 상대로 불심검문이 실시됐다. 데벌 패트릭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당분간 무작위로 가방이나 소포 등에 대한 검색이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사팀은 사건 현장에 버려진 가방 등을 하나하나 검사하고 있으며, 폭발물 잔해를 수거해 폭탄의 제원과 제조자를 조사하고 있다. 현장 인근에서 2∼5개의 미사용 폭탄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패트릭 주지사는 “미사용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사 관계자는 “1차 조사 결과 터진 폭탄은 소형이며 군에서 주로 사용하는 콤퍼지션 폭약(C-4) 등 고성능 폭약은 아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에 사용된 폭탄은 2명의 사망자와 100여 명의 부상자를 낸 1996년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에 사용된 파이프 폭탄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수사당국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범인이 인명 피해를 크게 하기 위해 폭탄에 쇠구슬이나 금속 조각을 채워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폭발물에 장착된 쇠구슬이나 금속 조각은 폭발물이 터질 때 엄청난 속도로 공격 대상에게 날아가기 때문에 살상 효과가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밤새 리사 모나코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보좌관에게서 계속 수사진행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사소한 것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보스턴 경찰 당국은 휴가 등 근무가 아닌 모든 경찰관들도 출근해 비상 근무하도록 명령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법무부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조사에 임하라”고 지시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도 “수사에 필요한 모든 지원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보스턴마라톤#폭탄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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