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령 “마흔일곱에 전성기 ‘인간승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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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3일 07시 00분


권상우와 멜로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떨림’을 줬던 김성령은 다음엔 더욱 감성적인 멜로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권상우와 멜로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떨림’을 줬던 김성령은 다음엔 더욱 감성적인 멜로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종영 SBS ‘야왕’으로 뜬 대세 김성령

‘20년만에 전성기’ 한땐 부끄러워
광고·예능 섭외 0순위 이젠 행복
권상우와 멜로…설레고 신났어요

배우이자 두 아들의 엄마,
아이들 공부·연기, 둘다 잡을래요

“‘인간 승리’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지난해 인기 드라마 ‘추적자’에 이어 최근 종영한 SBS ‘야왕’을 통해 ‘대세’로 떠오른 김성령. 광고와 각종 예능프로그램 섭외 0순위로 꼽히는 그는 요즘 “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스스로는 가끔 “마흔 일곱 나이에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기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승리’ 같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인기는 ‘바람’과 같은 것, 바람이 불고 지나갈 때까지 한껏 취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촬영장에 있을 땐 반응을 실감하지 못했다. 워낙 강행군으로 진행됐으니까. ‘추적자’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다. 드라마가 끝나고 만나는 사람마다 고생했다고, 수고했다고 하니 보람이 생기더라. 내게 기대감이 커진 것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김성령은 1988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얼굴을 알린 뒤 1991년 강우석 감독의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를 통해 톱스타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미스코리아라는 배경은 역할에 제한을 줬고, 스스로 자신과 맞지 않는 작품을 수없이 거절해 ‘거절의 여왕’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높은 자리에서 조금씩 내려오기 시작했고, 주연보다 조연에 더 만족해야 했다.

김성령의 스토리는 2월 방송한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를 통해서도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김성령의 남편은 ‘못다 핀 연예인’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이런 농담도 어울리지 않는다. 화려하게 ‘만개한 꽃’이 된 덕분이다.

“사실 ‘힐링캠프’ 이후 한동안 우울했다. 20년 만에 찾아온 전성기가 자랑인가 싶기도 했고. 남들은 젊었을 때 인기를 얻지 않나. 연기가 이제야 좋아졌다는 칭찬도 창피했고, 부끄러웠다. 어디선가, 누군가 흉 볼 것 같다. 가족들의 반응이 좋아 힘을 얻는다. 남편이 아들한테 ‘엄마가 떠서 좋다. 이러다 아빠 잘리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아들이 ‘그럴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는데, 기분 좋더라. 하하하!”

김성령은 ‘야왕’에서 권상우와 펼친 멜로 연기로도 화제를 모았다. 정작 그는 “몰입도를 떨어뜨릴까봐 걱정이 많았다”고 했지만, 보는 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처음에 제의를 받고 (권)상우와 멜로가 있다고 해서 ‘오! 드디어 멜로다’ 하고 신났다. 사실 내 나이에 젊은 배우와 함께하는 멜로 연기는 쉽지 않다. 쉽게 오는 기회도 아니고. 현장에 있던 스태프가 상우와 데이트하는 장면을 보고 떨린다고 하더라. 듣기 좋았다. 잘 어울린다는 것 아닌가. 나로 인해 대리만족을 느꼈다면 칭찬인 거다. 다음엔 더 제대로 된 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 상대는 아무나 좋다. 하하하!”

요즘 김성령에게는 두 가지 고민이 있다. 두 아들을 둔 그는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들의 학업에 대한 고민이 크다.

“아침에 두 아이의 참관수업이 있어서 다녀왔는데 충격 받았다. 뒤에서 지켜보는데 속에서 ‘욱’ 하고 올라왔다. 엄마가 뒤에서 지켜보면 발표도 더 잘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둘째 아들과는 스피드퀴즈에서 꼴찌를 했다. 아이들이 공부를 조금 더 잘했으면 좋겠는데, 내가 옆에서 봐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더라.”

나머지 고민은 연기로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부담이다. 다시 스포트라이트도 받고 자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으니, 인기보다는 연기로 냉정한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 차기작을 통해 연기자로서 입지를 더욱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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