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연구 선운사 승가대학원 첫 졸업생 배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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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犬’性悟道? 장군이도 찰칵 “스님, 저도요.” 7일 선운사 승가대학원의 졸업 및 입학 기념 촬영에서 한자리를 차지한 진도개 장군이. 젖먹이 때부터 키운 바로 옆의 도정 스님 곁을 떠나지 않아 함께 촬영했다. 선운사 제공
‘犬’性悟道? 장군이도 찰칵 “스님, 저도요.” 7일 선운사 승가대학원의 졸업 및 입학 기념 촬영에서 한자리를 차지한 진도개 장군이. 젖먹이 때부터 키운 바로 옆의 도정 스님 곁을 떠나지 않아 함께 촬영했다. 선운사 제공
동백꽃으로 잘 알려진 전북 고창 선운사에서 7일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2011년 개원한 초기불전불학승가대학원(원장 재연 스님)이 첫 졸업생을 배출한 것이다. 이곳에선 부처가 살던 인도의 지방 서민언어인 팔리어 원전으로 초기불교를 공부한다. 화두를 참구하는 간화선(看話禪)을 중시하는 조계종 분위기에서 교구 본사 사찰의 초기불교 연구는 이례적이다.

이곳의 교육과정은 팔리어 기초문법과 경율론(經律論) 삼장 강의, 호흡을 위주로 한 위파사나 수행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팔리어로 경전을 읽는 찬팅을 통해 학업과 수행의 일치를 추구한다. 인도와 스리랑카에서 초기불교를 공부한 성륜 스님과 환성 스님이 각각 학감과 교수사를 맡고 있다. 성륜 스님은 “2년 과정을 수학하고 나면 팔리어 원전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이번 학기에도 11명의 스님이 입학해 다른 사찰보다 승가대학원 입학생이 두 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은 “초기불교와 간화선을 대립적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보완적 관계에서 부처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초기불교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각(화엄사) 진일 스님(해인사)이 졸업한 이날 행사에서는 사찰에서는 드물게 색소폰 연주와 가수의 축하 노래도 이어졌다. 스님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때는 선운사에 사는 16개월 된 진도개 장군이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재롱을 부려 웃음꽃을 피웠다.

고창=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선운사#초기불전불학승가대학원#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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