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의 5% 이상 지역사회 환원… 든든한 골목금융이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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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립 50주년 맞은 새마을금고

창립 50주년 맞은 새마을금고
“돈을 보관한다는 뜻의 금고란 이름이 참 좋아요. 조합원들의 귀중한 예탁금을 받아뒀다가 꼭 필요한 사람에게 대출해주는 새마을금고의 정신과 잘 부합하기 때문이죠.”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사진)은 새마을금고가 원래 명칭을 오래 고수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상호신용금고는 상호저축은행으로, 농협은 NH농협은행으로, 수협은 수협은행 등으로 이름을 각각 바꿨다. 신 회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마을금고는 시중은행과 달라야 한다”면서 “새마을금고는 서민에게 자금을 대주는 ‘골목금융’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부실 우려? 연체율 0.04%의 조합도 있다“

1963년 전후(戰後) 재건 운동의 일환으로 경남에서 태동한 새마을금고는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이 금고는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마을금고 활성화를 지시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현재 총자산은 104조 원, 고객 수는 1701만 명을 넘는다.

신 회장은 “새마을금고는 외환위기 속에서도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 컸다”면서 “새마을금고가 아니라면 고리(高利)의 대부업체로 내몰렸을 서민들에게 양지에서 자금을 공급하는 게 새마을금고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6∼10등급)에 대한 대출이 전체 대출의 52.5%나 된다.

서민금융의 특성상 빚을 못 갚는 서민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 현재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3.31%로 전년 말(2.74%)보다 0.57%포인트 높아졌다. 신 회장은 “지역금고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직장금고는 사실상 연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삼성전자새마을금고는 올해 2월 자산 3조 원을 돌파해 웬만한 저축은행보다 덩치가 커졌지만 연체율은 0.04%에 그친다. 1인당 3000만 원까지 이자소득세(14%)가 과세되지 않고 예금금리도 3%대 후반으로 높아 시중은행을 제치고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월급통장으로 인기가 높다.

다만 저축은행 퇴출로 새마을금고로 시중 자금이 몰리는 상황에서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그는 “일선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못하기 때문에 예금을 부동산 PF로 굴려 부실을 키웠던 저축은행과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또 서민대출로 불가피하게 생기는 부실채권을 관리하기 위해 한신평신용정보를 인수해 부실채권을 통합 관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국 점포망 활용해 통 큰 사회공헌

그는 요즘 새마을금고의 수익을 나누는 데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일선 금고에 “수익의 5% 이상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라”는 지침을 내려 보냈다.

새마을금고는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을 가장 많이 파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상품권 전국 판매량의 65%가 새마을금고를 통해 이뤄진다. 3237곳에 이르는 촘촘한 전국 점포망을 활용해 골목 상권을 지키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은 대규모 헌혈행사를 벌여 한국기록원이 인증하는 기네스북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와 협약을 맺고 이달 1일부터 50일간 ‘단일조직 전국 최다 점포(1000곳) 참여, 최단기간(50일), 최다인원 헌혈(5000명) 달성’이라는 기록을 목표로 세웠다. 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5월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새마을금고 임직원 3만5000명이 모여 ‘새마을금고 창립 50주년 기념 전국 새마을금고인 대회’를 열 계획이다.

○ “우리금융 인수 참여 못해 아쉬워“

신 회장은 새마을금고가 2011년 우리금융 인수에 도전했다가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인수에 참여하지 못한 점을 몹시 아쉬워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자본으로 넘어가거나 외국인 주주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진 은행이 많아졌다”며 “당시 새마을금고가 우리금융을 인수해 토종자본으로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을 함께하는 금융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다시 매물로 나올 경우 참여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대신 “새마을금고 고객 1700만여 명이 주인이 되는 토종 금융회사가 나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실사 중인 그린손해보험의 인수 작업이 끝나면 전국 새마을금고의 탄탄한 판매망을 통해 가격의 거품을 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새마을금고#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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