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감정 살리려 촬영장선 굶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 화제 드라마 ‘그 겨울…’ 시각장애인 오영役 열연 송혜교

3일 오후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최종회 방영 직전 만난 송혜교는 “오수와 오영은 너무 힘들게 사랑한 만큼 결말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3일 오후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최종회 방영 직전 만난 송혜교는 “오수와 오영은 너무 힘들게 사랑한 만큼 결말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1초에 4, 5번 움직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눈동자를 고정시킨 채 무표정한 얼굴로 일관했던 ‘오영’과는 많이 달라 보였다.

“보통 상대 배우의 눈을 보면서 연기해요. 오영은 시각장애인이니 상대를 못 보잖아요. 시선 처리가 안 되니 너무 답답했어요. 근데 습관이 참 무서워요. 6개월을 오영으로 살았더니 이제는 상대방 눈을 잘 못 보겠어요.”

3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 카페에서 송혜교(32)를 만났다.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주인공 오영을 맡아 “연기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은 배우다. 그는 “오영 연기로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했다.

“시각장애인 역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부담이 많았어요. 복지관을 자주 찾아가 시각장애인 분들께 많이 물어보고 공부했습니다. 그분들이 저한테 원하는 것도 있더라고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시각장애인은 항상 더듬거리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실제는 아니라는 거죠. 시각장애인의 긍정적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극 중 하이힐도 신고 메이크업도 잘하고, 더 가꾼 측면이 있어요.”

송혜교는 ‘노력형 배우’라고 자평했다. 감정선을 살리기 위해 촬영장에서 밥도 굶고 남들과 얘기도 잘 안 했다고 한다. 오빠 ‘오수’(조인성)와의 남매 간 사랑 연기는 어땠을까.

“음. 오수는 오영이 친동생이 아닌 것을 알잖아요. 오영도 어릴 때 헤어져 너무 그리워하던 오빠라 좋아하면서도 본능적으로는 친오빠가 아닌 느낌을 받은 거죠. 영이라면 충분히 그랬을 거 같아요.”

하지만 극 중 화제가 된 ‘솜사탕 키스’는 민망했다고. “동갑내기 인성 씨와는 친구 사이예요. 친구랑 그런 장면 찍으려니 너무 민망하더라고요. 감독님께 ‘오글거려 죽겠다. 우리가 나이가 몇이냐’고 항변했죠.”

90cm 앞에서 본 송혜교의 피부는 잡티 하나 없었다. 다만 10대의 피부 같았던 TV 속 오영보다는 탄력이 덜해 보였다.

“예쁜 배우들이 20대에 너무 많아요. 저는 이제 예쁜 것으로만 승부 보는 시기는 지났죠. 우선 촬영감독님께 ‘30대를 그런 모습으로 담아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어요. 저, 근데 좋은 피부를 타고나긴 했어요. 엄마가 피부가 좋으시거든요. 어릴 때 그것만 믿고 관리 안 했죠. 30대가 되니 티가 나더라고요. 피부과도 열심히 다니고 못 갈 때는 집에서 관리해요.”

다음 작품에서는 연기 변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오영의 감정을 표현하느라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컸어요. 당장은 좀 밝은 로맨틱물을 하고 싶어요. 박찬욱, 봉준호처럼 자기 색깔이 확실한 감독님들과도 작업해 보고 싶습니다. 송혜교에게 기대하지도 않았던 배역을 꼭 할 겁니다. ‘친절한 금자씨’ 같은 캐릭터요.”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시각장애인#송혜교#그 겨울#바람이 분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