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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수진]제1야당 대표의 해법이 ‘反日감정 조장’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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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조수진]제1야당 대표의 해법이 ‘反日감정 조장’뿐인가

동아일보입력 2012-07-05 03:00수정 2012-07-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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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MB 사과해야”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오른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파문에 대해 “본회의가 열리는 16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올해가 임진년이다. 420년 전 일본이 일으켰던 임진왜란으로 수없이 많은 인명피해를 입었고 아름다운 우리 강산이 유린당했다. 그 침략의 역사가 반복될 수는 없다. 이명박 정권은 ‘멘붕(멘털 붕괴)’ 정권이라 불러도 할 말이 없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가 4일 KBS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밀실처리 파문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관계부처 장관 해임을 요구하면서 최근의 논란을 ‘임진왜란’에 빗대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은 국가 이익에 절대로 반하는 사건”이라며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책임 때문에 아직도 군대를 가질 수 없는 일본에게, 우리나라를 침입한 일본군에게, 독도와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나 몰라라’ 하는 일본에게 우리 군사정보를 넘겨주겠다는 비밀협정을 맺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협정이 체결되면 그 다음에 따라오는 것이 한일 군수지원협정이다. 일본의 무기와 자위대 군홧발이 한반도에 다시 상륙할 수 있는 위험한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또 “이번 협정은 2급 이상의 중요한 군사비밀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인데, 우리는 북한에 관해 일본에서 얻을 게 거의 없지만 일본은 우리 군사비밀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대통령은 이번 일에 ‘절차가 잘못됐다’는 식의 답변을 했지만 절차보다 내용이 더 문제”라고도 했다. 비밀주의와 일방주의라는 절차상 잘못보다는 일본과 군사협력을 시도한 것 자체와 그 군사협력의 내용이 더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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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보보호협정 보류 파문은 현 정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여과 없이 노출했다. 국무회의에서 협정안을 긴급 안건으로 올려 비밀리에 통과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다. 북한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일본과도 군사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우기고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진정한 반성이 부족한 나라이기에 국민의 동의는 필수요건이다.

조수진 정치부
그러나 국익이나 절차적 잘못과 반일감정은 구분돼야 한다. “임진왜란과 같은 침략의 역사 반복”이라거나 “자위대 군홧발이 한반도에 상륙할 수 있는 위험” 같은 주장은 일개 누리꾼이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국무총리를 지낸 제1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다. 이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6·25전쟁 때 김일성을 도와 우리 측에 수많은 인명피해를 안긴 중국과도 군사나 정보 교류는 있을 수 없으며, 수백 년 동안 전쟁을 벌인 프랑스와 독일 역시 군사나 정보 교류는 절대 불가하다는 얘기가 된다.

섣부른 민족주의나 반일감정을 조장해 반사이익을 취하겠다는 태도는 국민을 너무나 우습게 보는 것이다. 집권을 목표로 하는 수권정당의 대표라면 누가 무리하게 협정을 밀어붙였는지 냉철하게 추궁하면서 앞으로의 수습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조수진 정치부 jin0619@donga.com


#한일 정보보호협정 밀실처리 파문#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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