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방효충]우리 위성기술도 세계적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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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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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에 실패했다. 그들이 실용급 위성이라고 밝힌 ‘광명성 3호’도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광명성 3호’는 스스로 밝힌 제원으로 미뤄 저해상도의 사진 촬영과 전파 송신이 가능한 초보적 단계의 위성으로 보인다.

요즘 세계적으로 실용급 지구 관측 위성은 해상도 1m급 이하 고해상도 위성이 핵심이다. 우리나라가 5월 발사하는 지구 관측 위성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 3호’의 해상도는 70cm급이다. 고도 680km 궤도에서 지상의 자전거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광명성 3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아리랑위성 3호가 촬영할 고해상도 위성영상은 환경, 기상, 지질, 지도 제작, 수자원 관리,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긴급한 재난재해 지역을 고해상도 영상으로 촬영하면 재난 극복과 복구에 결정적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경제적 가치도 크다. 세계 지구관측 위성영상 시장은 2007년 기준으로 7억3500만 달러에 이르고, 2017년에는 25억∼3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는 그동안 아리랑위성 2호의 영상(해상도 1m급)을 바탕으로 세계 위성영상 시장의 일정 부분을 점유해 왔다. 이보다 해상도가 2배 좋은 아리랑위성 3호는 우리나라의 세계 위성영상 시장 점유율을 높여줄 것이다.

국가 차원의 독자적인 우주기술 및 자주적인 정보 획득 역량의 중요성은 새삼 재론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는 1999년 국내 최초의 실용급 지구 관측 위성인 아리랑위성 1호(해상도 6.6m급)를 발사한 이래 지난 20여 년간 아리랑위성 시리즈를 통해 지구 관측 위성 분야에서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이룩했다. 적은 인력과 부족한 원천기술 속에서도 성공적인 우주 개발을 추진해 온 것이다.

일본과 중국 인도 등 주변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우주 개발에 막대한 인력과 자원을 쏟아 붓고 기술 이전에 대한 선진국들의 가중되는 견제 속에서 우리의 우주 개발은 결코 순탄치 않은 여정이었다. 그런 가운데 발사되는 아리랑위성 3호는 실용급 인공위성의 국내 독자 개발 능력 확보를 통한 위성영상의 자주적 획득 및 활용 능력을 높이고, 위성개발 선진국으로서의 국격을 한 단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아리랑위성 3호에 이어 영상레이더를 탑재해 주·야간이나 기상여건에 관계없이 전천후로 지구 관측이 가능한 아리랑위성 5호와 적외선카메라를 탑재한 아리랑위성 3A호 발사를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들 위성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아리랑위성 2호와 함께 운용되면 수시로 지구 관측이 가능해져 우주 정보를 더욱 수월하게 획득할 수 있다. 궤도비행의 특성 때문에 지구상의 특정 지역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얻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인공위성을 동시에 운용해야 한다. 다양한 해상도와 기능을 가진 여러 개의 아리랑위성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지구 관측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번 아리랑위성 3호의 발사는 국가 차원에서 시의적절한 일이다. 세계적으로 날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고해상도 위성영상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고, 안보적으로는 인접 국가들이 다투어 확보하고 있는 지구 관측 수단에 대한 대응이 될 수 있다. 시기적으로는 초보적 수준의 인공위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북한의 로켓 성능 시험을 비판하는데도 나름의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된다.

북한 로켓 발사 소식에 한동안 국내외가 시끄러웠다. 우리 우주기술이 북한에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우주기술은 로켓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달쯤 뒤에 있을 아리랑위성 3호의 발사가 기다려진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북한#인공위성#광명성3호#아리랑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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