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맞아 읽어볼 만한 책 20선’]<15>달러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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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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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쇼크/샹용이·비얼리 지음/프롬북스

《“197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과 실업은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했다. 그때부터 경제학계에는 새로운 용어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등장했다. 그와 때를 같이해서 사람들은 ‘고통지수’라는 새로운 경제지표를 고안했다. 즉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종합한 것으로 현대형 경제위기가 사람들에게 가져다주는 불행을 반영한다.”-최윤식(미래학자) 추천 》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 빌 게이츠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의해 14년 연속 세계 최고 부자로 뽑혔다. 2007년 그의 재산은 590억 달러로 추산됐다. 같은 해 세계 2위의 부호는 ‘주식 투자의 신’ 워런 버핏으로 재산은 520억 달러. 그런데 2008년에는 부호 명단에서 게이츠와 버핏의 순위가 바뀌었다. 게이츠의 재산은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거품이 빠져 580억 달러였고 버핏의 재산은 620억 달러였다.

20세기 초 정유산업과 송유관 사업으로 석유왕국을 이룩한 미국의 부호 록펠러의 1935년 재산은 15억 달러. 당시 15억 달러는 오늘날의 가치로 따지면 2000억 달러에 이른다. 록펠러의 재산은 게이츠와 버핏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 부호들의 재산 가치를 따지는 데 숨어 있는 사실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 비율에 따라 재산가치는 춤을 춘다.

책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의 원인과 향후 세계경제의 흐름을 진단한다. 책에서 경제를 분석하는 키워드는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발생하며 동반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또 인플레이션에 따르는 경제 불황과 대규모 실업사태로 상징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플레이션의 사상적 뿌리를 저자는 케인스주의에서 찾는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이 현 시대를 ‘케인스의 시간’이라고 부를 만큼 현대의 여러 나라는 돈을 풀어 금융위기를 극복해 왔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1차로 7000억 달러의 대규모 경제 회생자금을 투입했다. 2009년 그는 4조 달러의 예산안을 발표하며 미국 정부 사상 유례없는 적자재정을 예고했다.

각 정부의 총수요 견인책은 한계에 이르렀다. 효과는 무뎌지고 구조조정은 더뎌졌으며 경제위기로 이어졌다. 2008년 위기 직후 국제 석유가격은 역대 최고의 고공행진을 이어 가는 등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왔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상황이 오래 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위기 극복을 위해 풀어놓은 돈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미국의 금융투자가 짐 로저스는 “대량의 달러 발행 결과는 반드시 내구재 가격 폭등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석유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인 배럴당 147달러를 넘어설 것이며, 이는 경제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전 세계를 기다리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장기간 이어지는 빙하의 세월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달러 가치의 하락이다. 금융위기에 대처하며 미국이 최대한 달러를 찍어내면서 기축통화인 달러로 자산을 보유한 모든 이의 재산 가치가 하락했다.

저자들은 ‘녹색 휴지조각’으로 전락하고 있는 달러 가치의 방어와 경제위기의 해법으로 세계 화폐의 구조조정을 제시한다. 구체적 방법으로 달러를 대체할 세계화폐의 도입을 주장한다. 2009년 4월 런던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 금융기구가 발행하는 초국가적 비축화폐를 제안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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