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O2/집중분석] “우리 이제 친해졌죠” 라디오 ‘친친’ 떠난 소녀시대 태연
더보기

[O2/집중분석] “우리 이제 친해졌죠” 라디오 ‘친친’ 떠난 소녀시대 태연

동아닷컴입력 2010-04-29 14:33수정 2010-05-13 17:02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MBC FM4U \'친한친구\'를 2년간 진행한 태연이 25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하차했다. 사진제공 iMBC
25일 8시 MBC 여의도 사옥 7층 라디오 스튜디오에 소녀시대 멤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그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라디오 부스 안의 멤버 태연(21). 태연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멤버들은 부스 밖 의자에 자리 잡았다. 수영이 "심란하겠다. 저 기분 뭔지 아는데…"라며 태연을 바라봤다.

이날은 태연이 2년간 진행해온 MBC FM4U '태연의 친한 친구'(연출 양시영·이하 친친)의 마지막 방송일. 생방송 시간이 다가오자 김정관 PD가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한달음에 뛰어나온 태연이 "(눈물 흘릴까봐) 면봉 준비했어요"라며 웃었다.

▶ 탱DJ, 고마웠어요… 깜짝 파티같은 2시간

8시 방송 시작과 함께 청취자들의 문자가 쏟아졌다. 서버가 감당하지 못해 문자 도착이 20분 정도 지체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제작진도 난감한지 새로 고침 버튼만 쉴 새 없이 눌렀다.

주요기사

이날 오프닝 곡은 마이티마우스(Feat. 손담비)의 '패밀리'. 태연은 눈치 채지 못했지만 이 곡은 지난해 4월 태연이 그룹 슈퍼주니어의 강인 하차 후 단독 DJ를 맡은 첫날 오프닝곡이었다. 제작진은 태연을 위해 '친친'을 기념할 수 있는 순간 위주로 방송을 구성했다. 태연을 놀래킬 깜짝 이벤트도 준비했다. 김혜진 작가(26)는 "2주 전부터 마지막 방송을 준비했다. 그동안 수고했다는 의미에서 감동도 주고 싶었고 청취자들의 아쉬워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자전거를 든든하게 잡아주던 누군가가 갑자기 손을 놓아버린 느낌 지금 제 마음이 그래요. 그래도 마음 단단히 먹고 페달을 밟아보려고 해요…."

오프닝 곡에 이어 단독 DJ 첫날 오프닝 멘트까지 흘러나왔다. 부끄러운 듯 태연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맑다 맑아" "이거 누구 목소리야?"라며 웃음을 쏟아냈다.


마지막 방송을 기념해 초대한 소녀시대 멤버들은 태연에게 "청취자들을 위해 애교 한번 해봐라" 등 짓궂은 주문을 하다가도 "친친에서는 태연이 우리도 모르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소녀시대 이야기를 많이 해서 우리에게도 친구같았다" 등 '친친'을 들어온 소감을 풀어놓아 태연을 울렸다. 이어 배철수 메이비 등 선배 DJ들의 메시지가 이어지자 태연은 감정이 격해진 듯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찍어냈다. 작가들도 "기분이 이상하다"며 표정이 굳어졌다.

태연이 마지막 방송에 게스트로 초대된 소녀시대 멤버들과 장난을 치고 있다. 소녀시대 멤버들은 태연에게 "마지막까지 잘하고 와" "울어도 되" 등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제공 MBC
자칫 우울하게 방송이 이어질 수 있는 순간. 제작진은 '강동원이 메시지를 남겼다'고 태연에게 전했다. 방송에서 자주 배우 강동원의 팬이라고 밝혔던 태연은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귀 기울였지만 메시지를 보낸 강동원은 배우가 아닌 부산에 사는 청취자 강동원. 태연의 실망한 표정에 작가들은 "태연 표정 좀 봐"라며 배꼽잡았다. 마음을 다잡은 태연이 "청취자 강동원씨 감사합니다"라고 하자 이어 진짜 강동원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두 눈이 휘둥그레진 태연은 "이예에~~" "이야~~" 라며 괴성 같은 감탄사만 연발. 팔까지 휘두르며 좋아하는 모습에 제작진도 예상했다는 듯 활짝 웃었다.

마지막 곡은 소녀시대의 '영원히 너와 꿈꾸고 싶다'. 그러나 소녀시대의 목소리가 아닌 '친친' 애청자들이 부른 곡이었다. 청취자들이 녹음을 위해 전주 대구 등지에서 올라왔다는 작가들의 설명에 태연은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태연의 친한 친구 오늘 저 태연이가 진행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정말 얼마 안 남았는데요. 그동안 함께해준 패밀리들 너무 사랑하고 혜진언니 정은언니 정연언니 그리고 김현경 부장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8시~10시 다른 프로그램도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 다시 돌아올 거예요. 여러분 우리 이제 친해졌죠? 사랑해요."

이날 클로징 멘트는 '내일 더 친해져요'가 아닌 '우리 이제 친해졌죠'. 태연이 "마지막 5초를 남기고 갑자기 생각해낸 멘트"로 마지막 방송이 끝났다.

방송 시작부터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친친' 관계자들은 10시가 되자 스튜디오를 가득 메웠다. 꽃바구니를 들고 태연의 부모님과 오빠 동생까지 들어섰다. 졸업식 같았다.


▶ DJ 태연과의 마지막 인터뷰
MBC 라디오국에서 준비한 감사패를 받고 스튜디오에 모인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느라 방송이 끝난 후 20여 분이 지나 태연을 마주했지만 그의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 최연소 DJ였고 이름을 걸고 한 방송이었어요. 2년간 친친을 진행한 소감은?
"최연소 DJ는 잘못 알려진 거예요. 장근석 씨가 저보다 어린 나이에 라디오를 진행한 걸로 알고 있어요. 뭐 하나 끝내면 시원섭섭하다고 하잖아요. 저는 마냥 섭섭하기만 해요. 마지막 방송을 했는데도 끝나지 않은 것 같고요. 언젠가 다시 돌아올 것 같은 기분이에요."

나중에 따져보니 배우 장근석은 2004년 17살의 나이로 SBS 파워FM '영스트리트' DJ로 발탁됐다. 태연은 19살에 '친한 친구'를 맡았다.

- 마지막 방송 오는 기분은 어땠어요?
"평소에 오던 것처럼 덤덤했어요. 그저 많이 울 것 같아 면봉과 휴지를 챙겨온 정도? 도움이 되긴 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많이 울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 2007년 8월 소녀시대로 데뷔한 뒤 연예활동 기간의 2/3 이상을 라디오와 함께 했어요. '본인의 의사'로 하차 한다고만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이유는 뭔가요?
"가장 큰 이유는 스케줄이었어요. 아시아 투어가 예정되어 있어서 수시로 해외를 왔다갔다 해야 하는 상황에서 라디오 녹음에도 한계가 있겠다 싶었죠. 녹음 자체가 생방송이라는 원칙과 맞지 않는 것이잖아요. 이대로 가다가는 방송이 안 될 것 같아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요. 제 기본 바탕은 소녀시대니까요."

- 하차는 언제부터 생각했나요?
"지난해 말부터요. 내년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생각하면서 개편도 염두에 뒀죠. 그렇다고 하차해야겠구나 마음먹은 것은 아니고요. 그저 많은 것이 바뀌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러다 3월에 마음을 굳혔어요. 5월부터 해외 스케줄이 잡혀있었고 자연스럽게 이번 개편때 하차하기로 결심했죠."

'친한친구' 마지막 방송을 진행하는 태연. 사진제공 MBC

▶ 말하는 것이라 행복하고 말하는 것이라 상처받고…

- 바쁜 스케줄에도 라디오에만 오면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았어요. '폭풍 녹음'을 한 적은 있지만 대타를 세운 적도 한 번 없어요. 그만큼 애정이 많아 보였는데…
"제가 말을 많이 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표현을 하지 않는 편이죠. 그런데 DJ니 억지로라도 말을 해야 하잖아요. 어떻게든 해야 하니까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레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게 되고 재밌고 편안했어요. 라디오는 친구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 같지 않아요. 그만한 친구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도 그 순간 즐기려고 했고요."

김혜진 작가는 "대타를 쓰지 않은 것은 태연의 의지였다. 바쁜 스케줄에 라디오까지 소화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때도 있었다"며 "다른 스케줄 후 지친 모습으로 라디오 스튜디오에 도착해도 방송이 끝날 때면 힘이 난 모습으로 돌아가며 '난 라디오 체질인가봐요'라고 말하곤 했다"고 말했다.

-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요?
"말하는 거라 행복했지만 말하는 거라 상처받고 가슴 아팠던 적이 있어요. 보이는 라디오가 있긴 하지만 라디오 자체는 듣는 거잖아요. 제 행동 표정 앞뒤 상황 모르고 한 부분만 들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요. 저 또한 안 좋은 일이 있었고요. 지금은 다 경험이라고 생각하지만요.(웃음)"

- DJ를 다시 하고 싶다고 했어요. 돌아온다면 어떤 프로그램으로?
"패밀리데이(MBC 라디오 DJ들이 하루 동안 서로 프로그램을 바꿔 진행하는 날)때 정오의 희망곡을 진행했었는데 낮 시간대도 매력있었어요. 밤 시간대도 잔잔하게 하면 진짜 청취자들 잠 잘 오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 재워버릴 자신 있어요. (웃음) '친친'할 때는 제 모습이 아닌 것 같을 때가 있었거든요. 분위기를 띄워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딱 정해 놓은 것은 아니에요. 부장님들께서 언제든 돌아오기만 하라고. 진행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만으로도 감사해요. 저는 꼭 다시 하고 싶어요."

- '척' 중에 '괜찮은 척'을 제일 잘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어요. 가요 프로그램이나 시상식에서 상을 받아도 의젓한 모습이었는데 '친친' 마지막 1주일동안은 눈물을 많이 보였어요.
"상황에 따라 달라요. 기본적으로 무대에서는 참는 편이고 때론 정신이 없어서 눈물이 나오지 않았을 때도 있어요. 라디오는 다르잖아요. 자연스러운게 라디오라 가식적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일부러 울려고 하지도 않았고요. 저도 사람인지라 오늘만큼은 참지 않고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도 방송은 이어가야하니까 눈물을 참긴 했는데…. 울음 참느라 목이 아파 혼났죠. 제작진들이 깜짝 파티를 준비해준 고마움에 참을 수 없더라고요."

- 포토바이친친이나 라디오에서 언급한 이야기는 종종 화제가 되곤 했는데 라디오로 듣는 소녀시대 소식을 더 이상 접할 수 없음을 애청자들이 가장 안타까워 할 것 같아요.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팬들과 소통할 생각인가요?
"그 부분이 고민이에요. 소녀시대 멤버 전원이 미니홈피 트위터 등을 하지 않거든요. 우리에 대한 루머가 돌면 해명할 길이 없어서 제가 '친친'을 통해서 알리곤 했어요. 어찌 보면 해소할 수 있는 장이 없어지니…. UFO타운 등 다른 통로로 소식을 전하려고요.(장난스럽게) 제 사진 같은 것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이미지 관리'도 해야 하니까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최정상에서 맞은 데뷔 1000일 "지금부터 욕심 버리고 있어요"

- 하이힐 신고 연습하며 사회를 배웠다고 했어요. 힘든 순간이 많을텐데…. '삼촌'들에게 힘이 되는 본인들이 위로받는 방법이 있다면?
"우선 힘든 일이 생기면 멤버들끼리 대화를 많이 해요. 또 '친친'에서도 힘을 많이 얻었어요. 가수 아이돌과 DJ는 다른 느낌이라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인지 가수 활동하며 스트레스 받고 지쳐도 '친친'에 오면 편해지곤 했어요. '친친'에 팬들이 보내주는 문자도 큰 힘이 됐고요. 그만두면 어쩌지 벌써 걱정이에요."

- 30일은 소녀시대 데뷔 1000일이에요. 가수로 최정상에 올랐는데 데뷔 전 소시로 이루고 싶었던 바람은 뭐였나요?
"데뷔 전에는 무조건 데뷔가 목적이었어요. 무조건 데뷔해서 소녀시대로 '대박'나는 거요."

- 말 그대로 소시는 '대박'이 났어요. 또 다른 바람이 생겼다면?
"애착이 가는 것에는 욕심을 내곤 하는데 욕심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요. 인기가 영원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부터 욕심을 버리고 있어요. 매번 상을 받을 때마다 놀라고 내가 받아도 되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먼 미래를 바라보는 것보다는 당장, 지금 이 순간을 보려고요. 지금은 라디오 하차했으니 소녀시대 활동에 집중하고 뮤지컬 잘 되는 게 목표에요."

- 아이돌 가수로 활동할 수 있는 한계가 있을 거예요. 뮤지컬 '태양의노래' 출연은 아이돌 이후를 위한 선택이었나요?
"아뇨. 라디오 DJ도 뮤지컬도 소녀시대를 알리려고 시작했어요. 개인적으로 뮤지컬이 재밌겠다는 생각은 해봤지만 '제2의 직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저 '소녀시대 태연이다' '소녀시대다'라는 것을 알리려고 했죠. 그런데 하다보니 정이 드네요. 점점 제가 해야할 일들이 많아지는 느낌이고요. 나쁘진 않아서 좋아요."

- 콘서트에서 보여준 '허쉬허쉬'는 그간 보여주지 않은 파워풀한 무대였어요. 라디오 선곡을 보면 R&B 팝을 선호하는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가 있다면?
"음악은 무작위로 듣는 편이라 가리는 건 없어요. 굳이 꼽는다면 노래 부를 때는 락이 편하고 들을 때는 잔잔한 재즈나 보사노바같은 장르를 선호해요. 잘 때는 기타연주나 보사노바 틀어놓고 자기도 하고요. 저랑 정말 안 어울리죠? (웃음)"

- 라디오 엔딩멘트 '내일 더 친해져요'가 인상적이었어요. 인터뷰 엔딩 멘트를 정해본다면?
"이 인터뷰 엔딩이요? 그, 글쎄요, 뭐라고 해야 하지? 이거 엄청 어려운데요? 제가 '급' 하는거 잘 못해요. 모르겠어요."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답을 하던 태연이 처음으로 뜸을 들였다. 결국 '모르겠다'며 책상에 얼굴을 묻었다.

- 이제 뒤풀이 가면 또 눈물날텐데….
"뒤풀이에서는 울지 않을 것 같아요. 한 잔 하는 자리니 웃으면서 수고했다 그런 분위기일 것 같아요. 방송에서는 감동받아서 눈물이 났고요. 제가 작가 PD 등 스태프를 위해 선물도 따로 준비했거든요. A4용지 2장씩 편지도 직접 썼어요. 이제 제가 감동을 드릴 차례에요."

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동영상 = 달콤한 소녀시대의 팬사인회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